




전당포
우리 외할머니는 돈이 떨어지면 읍내에 있는 전당포를 찾곤 하셨단다.
시집올 때 해온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겨 얼마간의 돈을
쓰셨던 거다.
약속한 날짜 안에 전당포로부터 빌린 돈을 갚으면 옷을 되찾아 오지만 그렇지 못한 때엔
전당포 소유가 되었다.
아마도 전당포는 이자를 쳐서 돈을 받았을 것이다.
근대 소설을 읽다보면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돈을 쓰는 이야기가 심심잖게 나온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 <아저씨>의 주인공 원빈도 전당포를 운영했다.
페친이신 조홍석님도 청춘시절 나이트장에서 놀기 위해 손목시계를 전당포에 맡기곤 했단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이십대까지 거리를 걸으면 전당포가 심심잖게 눈에 띄였다.
하지만 한 번도 전당포에 들어가 물건을 맡겨본 일은 없다.
아니 맡길 물건이 없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했던 전당포!
근래엔 전당포를 보기 힘들어졌다.
어쩌다 한번씩 보일 뿐이다.
그 전당포를 어제 대구 북성로 좁은 골목길에서 보았다.
건물이 옛스러워 더 눈에 띄였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과연 장사는 잘 될까?
장사가 안돼 곧 문을 닫진 않을까?
만약 대구에 머물게 된다면 저 전당포에서 물건을 맡기고 돈을 한 번 빌려보고 싶다.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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