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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 4 오키나와

오키나와- 가주마루 혹은 반얀트리

by 만선생~ 2026. 2. 12.

 

 

 

 
 
 
 
 
가주마루 혹은 반얀트리
흑산도(우이도) 어부 문순득은 홍어잡이 도중 표류하여 3년여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가 표류한 곳은 일본 가고시마현 아오다오 섬인데 본섬인 오키나와로 옮겨져
6개월을 머문다.
오카나와는 유구琉球국으로 조선과 외교를 맺고 있었다.
외교 관례에 따라 청국행 배를 타지만 배는 또다시
표류하여 여송국呂宋에 닿는다.
여송국은 필리핀이니 어마어마하게 멀리 떠내려 간 것이다.
여송국에서 1년6개월간 머문 문순득은 청국 오문(마카오)을 거쳐 수도인 북경에
이른 뒤 조선으로 돌아온다.
실로 몇만리에 이르는 길이다.
조선에서 문순득만큼 세상을 멀리 돌아본 이는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고향 사람들 사이에 떠돌다 사라질 운명이었다.
문순득은 글을 몰랐고 자신의 경험을 후대에 남기고자 하는 의식도 없었다.
마르코 폴로가 감방에서 동료 죄수인 루스티첼로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콜럼부스가 그토록 열심히 읽었던 "동방견문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순득이 귀양와 있던 정약전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표해시말'이
나오지 않았을테다.
표해시말이 쓰여졌기에 문순득의 놀라운 여행기는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비록 글은 몰랐지만 문순득이란 사람은 머리가 아주 영리한 사람이었다.
놀라운 친화력으로 어느 누구하고나 잘 어울렸고 유구말과 여송말을 배워
장사를 해 상당한 이문을 남겼다.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해냈다.
정약전은 이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물론 책의 영향력은 대향해시대를 열게 한 동방견문록에 비할바 아니지만 조선후기
실학자들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현대에 이르러 재밌는모험담으로 읽히고 있다.
해상무역이 활발하지 못했던 조선에서 이런 모험담이라도 나와 다행이다 싶다.
2019년 3월 일주일간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 나로선 표해시말의 내용이 궁금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단행본으로 나오진 않았다.
대신 인터넷에서 번역된 전체 글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내용이 소략하여 흥분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그리고 머무른 기간의 차이 때문인지 유구보다 여송에 이야기 비중이 컸다.
아쉬운 가운데 의미있는 기록이 있다.
유구와 여송말을 기억나는대로 각각 백 개 이상 적어 놓아 오키나와 언어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현대 오키나와 인들을 위한 선물인 셈이다.
토산土産이란 제목으로 생활 속에서 많이 쓰이는 나무와 풀을 설명하고 있다.
유구에선 구파九波 나무와 닦나무를 설명하고 있는데 무슨 나무인지를 모르겠다.
오키나와 여행 내내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던 나무가 가주마루 榕樹 다.
영어로는 반얀트리라 한다.
하지만 구파나무가 가주마루라 말할 순 없다.
가주마루의 특징은 뿌리가 아래를 향하고 있다는 거다.
맹그로브인가 싶어 찾아봤지만 그도 아닌 것 같다.
문순득의 설명만으론 무슨 나무인지 알 수가 없다.
가주마루가 차지하는 우리나라 소나무와 비슷하다.
어딜 가나 있고 또 눈에 띈다.
폭설을 자랑하는 홋카이도부터 아열대기후인 오키나와까지 길게 이어진 나라 일본.
가주마루를 보며 기후대가 다양한 일본이 부러웠고 그나마 허리가 잘려 기후대가
줄어든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슬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제주도에선 가주마루가 자라지 않는다.
 
202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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