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 미인 流球美人
오키나와 슈리성에 간게 2019년 6월이다.
그로부터 넉달 뒤인 2019년 10월 원인모를 화재로 슈리성이 잿더미가 되었다.
슈리성만이 아니다.
남대문은 누군가의 방화로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전기 누전으로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내 나라는 말할나위도 없거니와 다른 나라 역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건 가슴아픈 일이다.
유물의 90%가 불타 없어진 브라질 국립 박물관은 예산
삭감으로 화재 예방을 할 수 없었단다.
사실 슈리성은 태평양 전쟁으로 전소가 된 궁을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문화재로서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아닌게 아니라 전각 내부에 기념품 가게가 들어서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마치 경복궁 강녕전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는 것과 같다.
기념품 가게에서 가장 눈에 띄였던 것은 비닐로 씌여진 미인도였다.
인쇄물인데 단아한 여인의 자태가 맘에 들었다.
유구 전통 복식이라 마음이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런데 값이 400엔인가 해서 사질 않았다.
인쇄된 종이 쪼가리 하나가 그리 비쌀까 싶어서다.
대신 사진을 찎었는데 후회가 된다.
비싸더라도 살 걸.
미인도엔 세로 글씨로 한자가 두 개 써있다.
하나는 '유구미인'이고 하나는 '일필전一筆箋'이다.
그런데 상용한자나 겨우 아는 나로선 '일필전'에서 ' 전箋'의 쓰임새를 모르겠다.
옥편을 찾아보니 찌 전, 부전 전, 주낼 전, 글 전, 문서 전으로 나온다.
* 오키나와 출신 일본인이신 도구치 선생이 댓글로 미인이 오키나와 말로 'ちゅらかーぎー
(추라카~기~)라고 알려주시네요.
그렇다면 '일필전'은 정확히 어떤 경우에 쓰이는 말일까요?
댓글로 김상집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네요.
一筆箋 은 먹을 다시 묻히지 않고 단번에 쓰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일필휘지(一筆揮之)와 같은 뜻이라 합니다.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