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교토 인근 도시 오미하치만에 있는 도서관에서 작업을 했었다.
들리는 것이라곤 오로지 펜긋는 소리뿐.
이따금 지나는 사람들 발자국소리가 무인지대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리스에서 책을 탈고하고 조남준 형이 스위스 여행중 만화원고를
한국으로 전송해오던 모습을 엄청 부러워했었다.
나도 여느 유명작가들처럼 외국에서 집필을 해보고 싶었다.
한번뿐인 삶.
나는 나에게 말같지도 않은 허영을 허락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유서깊은 일본 교토에 머물며 며칠동안 작업을 했다.
유스호스텔에서도 하고 도서관에서도 했다.
작업이 너무너무 잘된다.
마음같아선 일년내 머무르며 작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경비가 만만찮다.
단 며칠간 부려보았던 허영.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사서에게 용기를내어 부탁했다.
"오네가이~샤신"
사서가 웃는낯으로 부탁을 들어주었다.
카프카가 그려진 티를 입고 작업중인 내 모습.
사진을 보니 어느덧 또다시 나르시즘에 젖는다.
201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