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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

터키 이스탄불 2

by 만선생~ 2023. 12. 20.

 
 
 
학창시절 음악시간을 좋아했다.
풍금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듣고있노라면 말할 수없는 감동이 밀려들곤 하였다.
홍난파류의 국내가곡도 좋았고 클라멘타인이나 돌아오라 소렌토로같은
외국민요도 좋았다.
스무살 때는 해외민요 테이프를 하나 샀는데 제작여건이 안좋았는지 악기 한두개로
연주하는듯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음악들이 좋아서 재생을 반복하며 들었다.
그 가운데서도 귀를 가장 사로잡는 건 터키민요 우스크다라였다.
터키민요란 것 외엔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듣고있으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상상했다.
터번을 두르고 모래사막을 헤치며 걷고 있는 내 모습을.
2019년 1월 터키 이스탄불로 여행을 떠났을 때 가장 가보고싶은 곳은 성소피아
성당이 아닌 우스크다라였다.
우스크다라에서 노랫말을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보스푸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로 갈리는 이스탄불.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역사지구는 유럽에 있고 우스크다라는
보스푸루스 건너 아시아에 있다.
 
하지만 이스탄불 시민들에게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사람을 실은 수많은 배들이 보스푸루스를 건넌다.
마치 옥수역에서 압구정역을 건너듯 하루의 일상일 뿐이다.
보스푸루스를 건너는 사람들 표정 역시 서울 지하철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를바 없었다.
신문을 읽거나 '차이' 라는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바깥풍경을 내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유일하게 나홀로 갑판에 나와 해협을 바라보았다.
사실 믿어지지 않았다.
그 유명한 보스푸루스 해협을 건너고 있다니.
선착장을 출발한지 십분쯤 지났을까.
포말을 그리는 배 뒤편으로 오스만제국의 궁전인 돌마바흐체가 멀어지고 우스크다라가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우스크다라는 전통시장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 시장같은 곳이다.
우스크다라의 첫느낌은 활력이 넘친다였다.
사람들이 어마어마게 많았고 가게는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시끄러웠다.
나역시 물건을 사지않으면 안될거 같아 옷가게에 들어가 코난도일 모자와 목도리를 샀다.
시장 구석구석 한참을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팠다.
식당에 들어가 터키음식을 시켜먹었다.
맛은 잘 모르겠다.
후식으로 터키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이를 마셨다.
터키는 길거리 음식이 싸고 맛있다.
우스크다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먹을거리가 참 많다.
하나에 2리라쯤 하는 조개구이를 몇개 먹었다.
맛있다.
군밤만큼은 아니지만.
헌데 나를 이곳으로 이끌게 한 노래 우스크다라는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음반을 파는 곳도 없었다.
노랫말 속의 멍청한 아가씨는 어디갔을까?
소양강에 가 소양강아가씨를 찾는다고 찾아질까마는 아쉽다.
해가 기울어 사위는 어둠에 잠기었지만 우스크다라는 불을밝히며 여전히 시끌벅쩍하였다.
이튿날 나는 아쉬움에 우스크다라를 한번 더 찾았다.
시장 뿐 아니라 모스크에도 들어가보고 골목도 걸었다.
모두 그림같은 풍경이다.
다시 올 수있을까?
아마도 힘들겠지.
같은 비용과 시간이라면 못가본 곳을 가보려할테니.
기념으로 산 코난도일모자와 목도리.
모자는 어울리지 않아 안쓰고 목도리는 잘쓰고 있다.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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