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산악연맹에서 주관하는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 1,2코스를 걸었다.
총 156.5km 가운데 11.5km 걸은 것이다.
시간을 정확히 재보진 않았지만 발대식을 포함 7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평소 운동부족도 있지만 코스가 험해 더 힘들었다.
오르락 내리락이 끝도없이 이어졌다.
걷는 도중 계단이 보일 때는 쉬어가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개인 행동을 할 수 없기에 계속 걸을 수밖에 없었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집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려 다리가 더 아팠다.
들은바대로 얼음찜질로 다리 근육을 풀었다.
효과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한순간에 다리근육이 모두 풀어지는 건 아니다.
자고 일어나서도 다리는 여전히 아팠다.
들으니 <100인 원정대>지원자가 3,600명이었다고 한다.
36대1의 경쟁률이다.
한사람 한사람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참여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한걸음 한걸음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는 일반 참가자와 달리 특별사연으로 참가했다.
만화로 서울둘레길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부여된 것이다.
강제성은 없더라도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마음의 빚이 있다.
최소한 이렇게 후기라도 남겨야 한다.
서울둘레길을 완주했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은 없다.
물질적 보상이 전혀 따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걸어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건강해질 수 있다는 거다.
추억도 생긴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지 않던가!
더불어 서울의 자연과 지리 그리고 역사를 알 수 있다.
나같이 콘텐츠를 생산해야하는 창작자로선 아주 중요한 지점이다.
무엇보다 참가자들로부터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거나 들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수확은 없을테다.
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자이기 전에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독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어쩌면 나의 가장 큰 정체성은 '듣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똑같이 여행을 다녀와도 그를 증명할 사진이 없다면 허전할테다.
어느 누가 힘들게 히말리야를 올랐다고 치자.
그런데 사진기가 없어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마찬가지로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증이다.
인증을 통해 둘레길을 걸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증거가 스탬프다.
세상 모든 분야가 디지털화 돼가고 있다.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도 그랬다.
구간마다 앱으로 인증을 했다.
종이 스탬프는 인정이 안된단다.
종이 스탬프를 찍고 싶은 사람은 따로 찍어야한다.
보니 종이 스탬프를 사람은 몇 안됐다.
디지털은 편리하다.
아날로그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몇 배 줄일 수 있다.
앱으로 인증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낭만이 없다.
사라져가는 낭만이 아쉬워 나는 구간마다 앱으로 인증을 하는 한 편 종이 스탬프로 인증을 했다.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 다음 코스가 기다려진다.
2026.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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