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둘레길 불암산 코스 후기
서울둘레길 2회 차는 3코스와 4코스다.
불암산역 (당고개)에서 양원역까지 이어지는 10.5km를 걷는다.
때는 3월 21일, 걷기 딱 좋은 날씨다.
미세 먼지가 시야를 가리는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자동차가 이 땅에 들어온 이후부터 뿜어낸 엄청난 양의 배기 가스가 원인이지 않던가!
뿐만 아니라 공장의 굴뚝도 한 몫하였다.
자동차가 사라지고 수많은 오염원이 제거된 뒤에야 비로소 대기는 숨을 쉴테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한 미세 먼지는 계속 우리의 시야를 가릴 것이다.
그렇다고 건강을 크게 위협할 정도는 아니어서 오늘도 우리는 서울둘레길을 걷는다.
최소한 1회 용품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시작은 2코스 마지막 지점인 상계동 나들이 철쭉 동산이다.
지난 1코스를 돌고 난 이후 처음으로 밟아보는 흙.
흙은 생명의 원천이다.
흙을 밟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래 이 길이다.
봄의 전령사인 생강나무가 꽃을 피우고 귀룽나무잎이 돋아나는.
뿐만 아니라 개나리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길게 이어진 행렬.
이따금 강사님들께서 들려주는 나무에 대한 설명이 참 좋다.
이런 내용을 스무살 때 알았더라면 아니 서른살에만 알았어도 내 삶은 더 깊어졌을텐데 마흔 가까이
되어서야 나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과 산에 오를 때마다 이런 말을 한다.
나무 이름을 아는 것은 친구가 생기는 것과 같다고.
이역만리 떨어진 낯선 곳에서 옛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반가울텐가?
마찬가지로 나무 이름을 아는 것은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은사시 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리기다소나무, 팥배나무, 노간주나무, 물오리나무,
일본목련,쪽동백나무...
모두 나의 사랑스런 친구들이다.
둘레길을 몇 배 더 재밌게 걸을 수 있다.
풀도 마찬가지여서 알면 알수록 삶이 깊어진다.
또 하나 유심히 봤던 것은 둘레길 표식이다.
안내판 디지인이 세련됐다.
디자인 왕국인 일본 못지 않다.
외국어 표기도 재밌다.
영어는 Seoul Trail
중국어는 首尔漫步路 다.
서울을 소리나는대로 쓴 首尔와 가득찰 만에 걸음 보 길 로.
漫만자가 특별한 것은 내 직업인 만화가(漫畫家)의 만자와 똑같기 때문이다.
둘레길이 이렇게 번역되는구나 싶었다.
일본어는 서울둘레길을 가다가나로 소리나는대로 ソウル・トゥルレギル(소우루 투루레기루)라고 쓴다.
할 줄 아는 외국어는 없지만 서울둘레길이 어떻게 표기되나 살펴보았다.
참고로 '서울둘레길'은 띄어쓰지 않고 붙여 쓴다고 한다.
3,4 코스는 1,2 코스에 비해 수월했다.
집에 돌아왔는데 다행히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잠도 편히 잘 잤다.
길.
길은 혼자 걷는 것보다 둘이 걸으면 힘이 덜 든다.
100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156.5km의 대장정도 함께여서 가능할 것 같다.
벌써 3회차인 망우. 용마산 코스가 기다려진다.
2026.3.22 서울둘레길 16기 5조 조장 정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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