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의원의 전투력
나는 싸움닭을 좋아한다.
상대를 매섭게 몰아 부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착하기만 한 사람보다는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
국정 감사 때였나?
광명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 질문 중이었다.
장관인지 차관이지 모를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이 마치 송곳 같았다.
수십 개의 송곳이 일제히 날아드는 느낌이랄까?
아니 폭풍 같다고 말해야겠다.
정말이지 내 머리가 쭈뼛해질 정도로 전투력 하나는 최고였다.
전투력이 센 걸로 박영선 의원이 유명했지만 이언주
의원엔 댈게 아니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박영선 의원은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니었다.
목소리로 상대를 뭉개는 식이었다.
앵커 출신이라 그런지 목소리가 아주 명료하고 또렷하다.
정말이지 목소리 하나는 타고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하드웨어(목소리)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이언주 의원은 달랐다.
톤도 높은 데다 말이 전혀 엉기지 않았다.
말을 글로 옮겨 적어도 어색함이 없었다.
완벽한 논리로 상대를 폭풍처럼 몰아붙이니 국감장에
선 이들은 사색이 될 수밖에 없다.
정말이지 사납고 표독스러운 한 마리 맹수를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공격력 좋은 사람이 지지하는 정당에 있으면 듬직하다.
나를 대신해 싸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정당에 몸담고 있다면
미워질 수밖에 없다.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을 탕당하여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에 입당하였고 이어 국민의힘으로 갈아탔다.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다.
당을 갈아탔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떨어지고 만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로선 깨소금 맛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행보가 달라졌다.
국힘에서 다른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였고 급기야 탈당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전격적으로 민주당에 복당해 당선되었다.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 번 세 번 배신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언주 의원을 일컬어 상황이 불리해지면
다시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 최고 위원으로서 국힘에 맞서 누구보다 잘 싸우고 있다.
공격수로서 빛을 발한다.
이언주 대정부 질문은 예술이다.
질문이 송곳처럼 날카롭다.
상대의 명치 끝을 아주 정확히 찌른다.
시원 상쾌 통쾌.
막힌 속을 이렇게 뚫어준 정치인이 있었는가 싶다.
2024.12
'에세이 > 정치,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명 대표의 과거 강연과 연설 (1) | 2024.12.31 |
---|---|
위헌정당 국민의 힘 (0) | 2024.12.31 |
정치인 이재명 (1) | 2024.12.31 |
영화 변호인에 등장하는 공안 검사 (0) | 2024.12.24 |
박근혜 (2) | 2024.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