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에이산 比叡山
산이 있으면 그게 어디든 오르고 싶어진다.
교토북동쪽에 있는 히에이산도 그렇다.
히에이산은 우리식 발음으로 비예산인데 내가 가진 옥편엔 예叡자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한자변환 키를 누르니 밝을 예로 나온다.
뜻을 풀이하자면 견주어 밝은 산이다.
어디에 견주는지는 모르겠다.
산을 오르면 일본 최대호수인 비와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오전 그 유명한 은각사를 둘러본뒤 2Km 가까이 되는 철학의 길을 걸었다.
이어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히에이산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이게 한 번에 가는 것이 아니라 갈아타는 것이다.
몇 번을 탔다 다시 내린 끝에 택시를 타고 야세히에이잔 구찌八瀨 比叡山口역에서
내렸다.
우리식 발음으론 팔뢰비예산구역인데 역이 그림처럼 예쁘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다.
택시요금이 1,200엔.
케이블카가 있는 곳은 400m 떨어져 있다한다.
'이꾸라데스까'
기사에게 택시로 얼마냐고 물으니 500엔을 달라고 한다.
비싸단 생각에 그냥 걸었다.
덕분에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을 보게 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케이블카 로프웨이가 1월 6일부터 3월 19일까지 운행을 중지한단다.
할 수없이 등산로를 찾아보았다.
등산로가 모두 막혀있다.
사람이 다니질 않는지 길이 나있지 않다.
뭣모르고 들어갔다가 곰을 만날판이었다.
할 수없이 발길을 돌려 역으로 돌아왔다.
이름도 어려운 야세히에이잔구찌역이다.
당황스러운게 아무리 찾아도 표를 파는 기계가 없다.
역무원도 없다.
역으로 들어가는 한 남자에게 물어보니 표를 구하지 않고 그냥 들어가는
것이라 한다.
열차를 탄 뒤 내릴 때 기관사에게 요금을 직접 지불하면 되는 것이었다.
열차는 단 한 량.
옛날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수인선 열차가 이랬나?
산을 오르지 못하게 되었으니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행선지를 살폈다.
그 때 마침 눈에 들어온 것이 교토 세이카대京都精華大였다.
만화학과 있는 대학!
상명대 교수인 고경일과 후배작가 김형욱이 이 대학을 졸업했다.
만화가로서 나는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대학일까?
이렇게 뜻하지 않게 일본 철도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JR선을 타본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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