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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황학동 골동품점에서 산 조선 시대 베게.

by 만선생~ 2025. 2. 15.

 
 
황학동 골동품점에서 산 조선 시대 베게.
패랭이 꽃이 너무나 아름답다.
주름깊은 여사장님께 들으니 바느질로 한땀 한땀 수를 놓은 것이란다.
상상이 가질 않았다.
이 걸 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
등장 밑에서 수를 놓고있는 여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했다.
침침해져오는 눈을 비비며 한땀 또 한땀...
형편이 넉넉한 양반댁에선 소일삼아 하는 일이지만
가난한 집 아낙은 양식을 마련하기 위해 온종일 바늘과 함께 했으리라.
세상에 가장 중한 것은 무엇인가?
살아남는 것이다.
아낙은 자신이 살기 위해 또 새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진종일 앉아 바느질 했을테다.
현기증이 나도록 촘촘한...
그 공력을 현대의 노동력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될까?
계산이 안된다.
아마도 내가 골동품점 주인에게 치루는 값의 몇 배는 될 것이다.
주인에게 값을 깎으려 했던 자신이 부끄럽다.
옛사람이 흘린 땀의 결정체가 너무 싼값에 거래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는다.
이토록 아름다운 물건을 남겨 준 이름모를 아낙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
......
...
.
이렇게 감상에 젖여 써내려간뒤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는데 친분이 있던
고미술컬렉터께서 말씀하셨다.
손으로 수놓은게 아니라고.
재봉틀로 박음질을 한뒤 손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인건비가 비싸 못하고 연변의 조선족들이 해온 걸 파는 것이란다.
아... 속아서 샀구나.
창피한 나머지 글을 바로 내렸다.
그게 1년 전이다.
오늘 페북 추억 돌아보기에서 1년 전 글이 올라온다.
생각하니 그렇다.
속을 수도 있지 그까짓 걸 가지고 뭘...
.

202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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