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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역사

ll

by 만선생~ 2025. 3. 1.
머문 자리엔 반드시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잠시 머물다 간 것이 아니라 강압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100년간의 몽골지배로 고려의 말과 풍속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변발을 하고 주름진 철릭을 입고 몽골말을 섞어 쓴다.
한번 들인 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아서 몽골지배가 끝난지 700년이
지난 지금도 몽골풍습이 생활 곳곳에 남아있다.
고시레 고시레 소금을 뿌리거나 시집갈 때 연지곤지를 찍는 일등은
모두 몽골에서 전래된 것들이다.
마누라 마마 벼슬아치 구실아치 장사치 양아치 보라매 송골매 등등의
말역시 조금 변용된 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음식문화 역시 몽골에서 전래된 것이 참 많다.
우리가 전통음식이라 여기는 소주 설렁탕 순대 역시 몽골에서 전래 되었다.
특히 직접 지배를 받았던 제주도는 몽골의 흔적이 구석구석 배여있다.
제주 고유의 풍속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알고보면 몽골에서
비롯된 것이란 걸 너무나 많이 봐왔다.
일례로 제주도의 상징인 조랑말리란 이름 역시 몽골어 조리모리에서
온 것이다.
우리는 몽골에 이어 두번 째 식민지 경험을 하는데 바로 일제 36년이다.
불개토풍이란 이름으로 고려를 간접지배했던 몽골과 달리
일제는 조선을 직접 지배했다.
36년. 아니 을사보호조약 이전 일제가 조선을 발아래 두고 경제적
침탈을 자행했던 기간까지 치면 무려 50년이다.
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분야에 걸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말과 글은 일제에 의해 심하게 왜곡되었다.
법률용어 하나만 보더라도 일본식 한자가 아니면 뜻을 통할 수 없다.
건설현장에서도 인쇄소에서도 마찬가지다.
말하자면 일본어가 우리의 일상언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아무런 의심없이 식구란 말대신 가족이란 말을 훨씬 많이
쓰고 있지 않은가!
이십여년 전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할 때 선배들은 너나없이
뻰따찌란 말을 썼다.
펜터치를 일본식으로 격음화해 뺀따찌라 하는 것이다.
먹칠은 뻬다칠, 칸치는 것은 와꾸친다 하고 속표지는 도비라,
음영넣는 일은 아미넣는다고 했다.
진해졌다가 점점 연해지는 스크린톤을 복가시톤이라고 했는데
밤풍경을 처리하거나 유리창을 표현할 때 많이 썼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
불과 이십여년 만에 작업환경은 천지가 개벽하듯 바뀌어
먹칠을 할일이 없어졌다.
컴퓨터 화면에 먹을 칠하는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톤이 하는 역할을 포토샵 도구들이 대신해주었다.
나아가 컴퓨터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생각됐던 뎃생조차 신티크
화면에 해버리니 먹칠을 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의
전유물일 수밖에...
자연 뻬다칠이란 말이 사라졌고 뻰따찌란 말은 연륜이 오래된
사람의 입에서나 가끔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몽골어에서 일본어...
지금쓰고있는 신티크 화면엔 꼬부랑글씨만 가득하다.
후손들에게 우리는 어떤 흔적을 남겨야할까?
후손들은 혹 세계제국인 몽골이 고려에 취했던 불개토풍같은
의미로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를 이해하게 되는 건 아닐까?
세계제국인 미합중국의 한 주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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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성 높은 댓글
 
문소영
문화는 주고받으면서 풍부해지고 확장된다고 생각하면 안될까요?? 한반도 원주민에 유목민들이 흘러들러온 5000년 역사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철릭 이쁘요!!
 
 
정용연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겹겹으로 쌓이고 또 쌓이고... 다만 식민본국 문화가 너무 진하게 남아 있는 건 살짝 거부감이 들던데요
 
 
문소영
철릭이 몽고껀지 몰랐는데 아마도 그 후로 변형됐을꺼에여! ^^
 
 
정용연
철릭...신윤복 그림에 많이 나오던데... 참 편해보이는 옷입니다.
 
 
문소영
설렁탕의 몽고 기원설에 논란이 있는데, 어쨌든 설렁탕이 없다고 생각하면 섭섭하잖아요! ㅋ
 
 
문소영
제숙주의의 문화적 침탈은 우려만큼 쉽지 않다는 갓이 요즘 학계의 분위기!
 
 
정용연
일본 엔카도 좋아하고 미국 팝송도 좋아해요. 아주 많이... ^^
 
 
김용회
지구인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역에 얽매여 사고할수 밖에없는 한계가 어쩔수 없이 있네요. 애국심이 없어질수 있는 시대가 진짜 유토피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존 레논이 왜 이매진을 노래했을지 이해가 됩니다.
영원한 이상향이 될 겁니다.국가라는게 없는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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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연
김경일 문화란 항상 섞이기 마련이니까요. 세계제국의 공통점은 타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수용하는데 있고요.
 
 
정용연
김용회 권정생선생이 쓴 애국심없는 세상(?)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코스모폴리탄으로 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국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

문소영
문화는 주고받으면서 풍부해지고 확장된다고 생각하면 안될까요?? 한반도 원주민에 유목민들이 흘러들러온 5000년 역사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철릭 이쁘요!!
10년
정용연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겹겹으로 쌓이고 또 쌓이고... 다만 식민본국 문화가 너무 진하게 남아 있는 건 살짝 거부감이 들던데요
10년
문소영
철릭이 몽고껀지 몰랐는데 아마도 그 후로 변형됐을꺼에여! ^^
10년
정용연
철릭...신윤복 그림에 많이 나오던데... 참 편해보이는 옷입니다.
10년
문소영
설렁탕의 몽고 기원설에 논란이 있는데, 어쨌든 설렁탕이 없다고 생각하면 섭섭하잖아요! ㅋ
10년
문소영
제숙주의의 문화적 침탈은 우려만큼 쉽지 않다는 갓이 요즘 학계의 분위기!
10년
정용연
일본 엔카도 좋아하고 미국 팝송도 좋아해요. 아주 많이... ^^
10년
김용회
지구인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역에 얽매여 사고할수 밖에없는 한계가 어쩔수 없이 있네요. 애국심이 없어질수 있는 시대가 진짜 유토피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존 레논이 왜 이매진을 노래했을지 이해가 됩니다.
영원한 이상향이 될 겁니다.국가라는게 없는 세상은.… 더 보기
10년
수정됨
정용연
김경일 문화란 항상 섞이기 마련이니까요. 세계제국의 공통점은 타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수용하는데 있고요.
10년
정용연
김용회 권정생선생이 쓴 애국심없는 세상(?)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코스모폴리탄으로 살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국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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