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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여윳돈

by 만선생~ 2025. 3. 17.

페르난도 보테르 그림

 

경기도에 있는 어느 절 요사채에서다.
차를 마시던 스님이 "여윳돈이 조금 있을 때 무슨 아파트를 사놓으면 좋다는"
말씀을 하실 때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 명리를 초월해야 하는 스님도 이런 말씀을 하시나 싶었다.
그 것도 민주화운동 인사들과 관계가 깊은 스님이다.
그 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함께 자리했던 친구 q는 스님에게 발주받아 일을 하는 처지여서 태도가 조심스러웠다.
스님을 어려워했다.
그에 비해 난 거칠 것이 없었다.
이 것 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친구 q는 여윳돈이 조금 있었다.
스님에게 발주받은 돈을 알뜰살뜰 모아 경기도 양평에 전원주택을 지었다.
마당엔 잔디를 심고 담장은 나무로 둘렀다.
개도 키우고 닭은 열마리 쯤 키워 달걀을 사다먹는 일이 없다.
그림같은 집에서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q.
내심 부러웠다.
세상에 태어나 저만한 삶을 사는 것도 복이다 싶었다.
여윳돈은 그때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어느날 갑자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여윳돈이 좀 생길까?
어쨌든 꿈이라도 꿔보자.

201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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