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할일이 없어 하루종일 TV만 보던 시절.
주병진쇼에 이명박이 손님으로 초대돼 나왔다.
주병진은 이명박을 샐러리맨의 신화로 소개했다.
주병진이 물었다.
어떻게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냐?
이명박이 답하길 하루 4시간 이상 잔적이 없다고 했다.
항상 회장님보다 먼저 출근해 대기했다고 한다.
중동에 나가 있을 땐 자다가도 전화가 오면
잠자던 목소리가 아닌 쌩쌩한 목소리로 받았다고 한다.
상대의 부담을 주지 않기위해 그렇게 했단다.
방송을 보면서 나는 절망했다.
하루 7시간을 자지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을자다 쌩쌩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자신이 없었다.
한마디로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다.
내가 그 때 이명박에게 가졌던 이미지는 초인이다.
보통사람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방송에 나간이후에도 그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국회의원이 되고 서울시장이 되고 마침내 국가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었다.
나는 그의 당선을 막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선택했다.
이후 그가 어떻게 나라를 망쳤는지는 우리 모두 잘알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3월 24일 뇌물죄로 철창속에 갇힌 몸이 되었다.
예상컨데 그는 죽는날까지 바깥세상에 나오지 못할 것 같다.
가장 영광스런 자리에서 가장 수치스런 삶을 살게 된 그.
그가 평생 쫓았던 성공이란 게 참 덧없다.
남들 자는 것만큼 자고 살았더라면 국민을 불행에 빠뜨리는 일도 또 자신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도 없었을텐데...
하긴 그가 수감된 감방의 시설을 보니 불행하다
여길 일은 아닌 거 같다.
그 정도 시설이라면 일부러라도 들어가려는 사람이 숱하니 말이다.
주병진쇼 시청자로서 말한다.
부디 잘 적응하며 살아가시길.
2018.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