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의 기억이 없다는 것만큼 쓸쓸한 일이 또 있을까?
사람들 모두 군대 얘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군대에 다녀오지 못해 대화에 끼어들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아 받는 패널티는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군대 가 썩는 시간에 자기계발을 했을 테니 남는 장사 아닌가!
경우에 따라선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군에 가지 않았다면 신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재벌 2세 3세들처럼.
그러나 대학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
모두 학번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학번이 없다고 말하는 것!
부끄럽지는 않지만 무리에 끼어 있으면 조금 머쓱하다.
대화에 낄 수가 없는 것이다.
대화 도중 먼 산을 바라보거나 화제를 바꾸어야한다.
대학 4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마음껏 공부하고 마음껏 놀고 이성을 사귀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돌을 들기도 하는.
예전엔 느끼지 못했는데 대학을 다니지 않아 생기는 공백이 크더라.
같은 시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공동의 기억이 없는 것이다.
만화가에게는 문하생 생활이 공동의 기억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다.
만화가 선생님 밑에서 함께 생활하며 나누었던 기억!
선생과 제자 아니면 같은 제자들끼리 만나면 할 말이 많다.
문하생 생활을 거치지 않고 홀로 만화를 배운 작가는 그래서 외롭다.
잠시 문하생 생활을 했지만 선생님과 연락을 끊다시피 하고 살아 더 그렇다.
사실 만나도 할 말이 없다.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처지니 말이다.
지천명의 나이가 다 돼가지만 사람들과 나눌 수 공동의 기억이 참으로 적다.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자책 비슷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인생 전반부는 그렇지만 인생 후반부는 사람들과 나눌 수 공동의 기억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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