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필에 항상 김제출신이란 걸 강조하다보니
사람들이 내가 김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것으로 안다.
강하진 않지만 전북 억양이 섞여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강할 뿐이지 김제에서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다.
우리 나이로 열두살에 서울로 이사왔으니 서울에서 살아온 세월이 훨씬 길다.
초중고교를 모두 서울에서 졸업한 것이다.
당연 서울사람이라 해도 될법한데 나는 아직도
시골티를 못벗어나 있다.
특히 전자기기에 대한 두려움은 서울에 처음
올라온 그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디지털환경엔 속수무책이다.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그래서 반대급부로 아날로그시대를 그리워하고 전기도 들어오지않던 고향에
대한 향수가 강해진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래봬도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에서 살았다는 비교우위의 감정도 가지고 있다.
서울내기로 나를 포장하고 싶은 것이다.
나만큼 서울의 역사와 지리에 밝은 이가 몇이나 될까?
조선시대 한양을 무대로 그린 중단편들은 서울내기로서 나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시골 사람인 나와 서울내기인 나.
두 사람이 때론 충돌하고 때론 하나가 되어 지금의 나를 말해주고 있다.
20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