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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오정 沙悟淨

by 만선생~ 2025. 4. 16.

사오정 沙悟淨
 
뜻하지 않게 정청래 의원과 길을 걸었다.
정청래 의원이 무슨 말을 하는데 잘 들리지 않아 자꾸만 되물었다.
답답한 나는 한 쪽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고백하며 왼쪽귀를 후볐다.
제법 큰 귓밥이 나왔다.
이어 귀를 계속 후볐다.
놀랍게도 고엔으로 불리는 5엔짜리 일본 동전이 나왔다.
또 귀를 후볐더니 청나라 화폐인 함풍통보가 나온다.
어찌된 일인지 화폐는 계속 나왔다. 
이런 것들이 막혀 귀가 안들렸나?
눈을 떠보니 꿈이다.
 
왼쪽 귀가 가려워 면봉으로 귀를 후볐다.
시원하다.
십여년전 진주종성중이염을 앓아 다섯시간에 걸쳐 수술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청력은 떨어지고 병원에 가도
이렇다할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약만 주었다.
며칠 전 어느 분과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몇번인가를 되물어야 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민망하다.
상대 또한 답답증을 느낄 것이다.
말귀를 못알아듣는 사람을 일컬어 사오정이라 한다.
중국 4대 기서인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이지만 출처가 다르다.
 
서유기를 자기식으로 해석해 그린 허영만 만화 <미스터 손>에서 비롯되었다.
이 만화는 <날아라슈퍼보드>라는 제목의 애니로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사오정이란 말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사오정이 말귀를 못알아듣고 엉뚱한 대답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 말소리가 크게 들리는 카페나 술집에선 상대의 말을 알아듣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일일이 되물을 순 없어 알아듣는척을 한다.
그러다 한마디 하면 동문서답이 된다.
돌아보면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는귀 먹은 사람들이 있다.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
그나저나 꿈에 정청래 의원이 나오다니 놀랍다.
정청래 의원을 보면 좋은 것이 이른바 스카이대학을 나오지 않았는데도 누구보다
지적이고 똑똑하다는 것이다.
법사위원장을 그보다 잘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국회는 바뀔 필요가 있다.
스카이 대학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른바 사법고시를 패스한 법률인 투성이다.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 문재인이 변호사 출신이고 유력 대권후보인 이재명 역시
변호사 출신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국회라면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의 국회의원이 많이 나와야하고
영화 <헌법 제 1조>처럼 윤락녀 출신의 여성도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
최고의 엘리트들만 국회의원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을 비롯한 최고 엘리트들이 저지른 범죄 행각을 보라.
서울대를 나온 국힘 의원들의 자질은 또 어떤가?
눈뜨고 못볼지경이다.
암튼 꿈에서나마 의리의 화신인 정청래 의원을 만나 반가웠고 사오정인 것을
감내하며 살아야겠단 생각도 든다.
하늘은 겸손하게 살라는 의미로 귀를 어둡게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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