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한천(漢川) 하류엔 용연이란 깊은 못이있다.
물이 얼마나 맑고 깊은지 못속에 한마리 용이 깃들어 산다고 한다.
용연은 예로부터 명승지로 이름 높아 수많은 시인묵객이 찾았다.
제주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제주목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제주목사는 밤에 아랫관원들과 용연에서 배를 띄우고 놀았다.
악공과 기생을 여럿 대동함은 말할나위없다.
이른바 영주 십경의 하나인 '용연야범'이다.
제주목사의 위세가 어떠했을지 짐작가는 한 편 그런 호사를 누리고 살았던 제주목사의
처지가 부럽기도 하다.
어느 누구라고 그런 풍류를 즐기며 살고 싶지 않겠는가!
나를 알고있는 사람은 이쯤에서 짐작했을 것이다.
왜 용연을 말하는지.
그렇다 내 이름이 용연이다.
이름이 같아서인지 용연은 여느 여행지보다 특별히 다가온다.
제주를 떠나기 전 날.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했던 나는 용연 근처에 있는 용연여관을 찾았다.
문을 열고 카운터에 들어서는데 주인할머니가 무릎이 아파 일어서질 못했다.
숙박료는 2만원. 아주 저렴했다.
할머니는 부득이 내게 열쇠를 손으로 던졌고 나는 그런 할머니가 안쓰러웠다.
생각같아선 당장이라도 할머니의 무릎을 고쳐주고 싶었으나 내게는 그럴 능력이 있을리
만무하지 않은가!
할수없이 짐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방이 생각보다 깨끗했다.
이튿날 마실물이 없어 냉장고에 있는 물을 가방에 챙겼다.
헌데 이게 탈이었다.
완도로 가는 배안에서 그 물을 마셨는데 배가 아파오는 것이었다.
컨디션은 다음 날 아침까지 안 좋았다.
무릎이 아픈 할머니는 아마도 물을 갈러 갈 수 없었나보다.
용연여관에서의 하룻밤!
비록 배는 아팠으나 할머니를 원망하진 않는다.
할머니. 어여 무릎 나으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 받으세요.
다음에 제주여행을 가면 용연여관을 다시 찾을지 모르니 그 때까지 꼭 나으시길...
2013.6.5
'여행 7 제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윤아의 수학여행 (4) | 2025.06.30 |
|---|---|
| 제주 선흘리 동백동산 (0) | 2025.06.26 |
| 제주도 한라산 (0) | 2025.06.05 |
| 제주도- 장화와 꿩 사냥 (4) | 2025.05.18 |
| 제주도 여행 (2) | 202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