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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6 강원도

강원도 정선, 오대산 월정사 (형제들과 여행)

by 만선생~ 2025. 6. 15.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인 86년 1월 2일.
작은형 면회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대학생이던 큰형과 동생 나 이렇게 셋이 청량리에서 태백선열차를 탔다.
밤기차를 타고 닿은 곳은 정선역.
부대 앞에서 작은 형을 만나 꽁꽁 언 조양강 위를 걸었다.
조양강은 정선읍을 휘감고 도는 강으로 남한강 상류다.
정선을 지나 영월로 접어들면 이름이 바뀌어 동강이 된다.
꽁꽁 얼어붙은 조양강은 강바람에 귀가 시려웠지만 미끄럼 타기가 좋았다.
아무리 뛰어도 금이 가지 않았다.
1.4후퇴 때 한강의 얼음 위를 걷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정선 읍내는 한적했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식당도 있고 여관도 있고 빵집도 있었다.
우리 형제들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여관에서 밥을 해먹었다.
라면국물에 밥을 말아먹던 기억이 난다.
이튿날 아침 작은형은 부대로 복귀했다.
면회가 끝났으니 청량리로 가는 것이 순서였지만 큰형은 아니었다.
오대산을 간다고 한다.
태백에서 갈아탄 열차는 첩첩산중을 돌고 돌았다.
열차가 산 아래로 구르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어느 순간 창문 밖으로 바라본 시야가 확 넓어졌다.
동해바다였다.
우리가 도착한 계곡은 눈으로 가득 덮여 있었고 바람이 아주 세차게 불었다.
바람에 금방이라도 몸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추운 날씨에도 계곡을 찾는 사람들은 있었다.
이십대 초반의 아가씨들도 그랬다.
큰형은 아가씨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아가씨들은 곧 우리와 행동을 함께 했다.
계곡에서 밥을 함께 지어 먹었고 월정사 경내를 돌며 사진도 찍었다.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린 최초의 경험이었다.
서울로 올라온 며칠 뒤 큰형 앞으로 편지가 한 통 와 있었다.
보낸 이는 월정사에서 만난 한 아가씨였다.
월정사에서 보낸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내용이었다.
문장력이 아주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가씨는 큰형에게 마음이 있었던 듯 했다.
하지만 큰형과 아가씨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보낸 한 때의 추억으로 끝이었다
우리가족 밴드 이름은 ‘동정슬하’다.
동생이 아버지 이름인 정동호의 동자와 어머니 이름인 김정숙의
정자를 따 동정슬하라고 지었다.
얼마 전 동생이 동정슬하에 모텔 사진을 하나 올렸다.
제수씨와 애들을 데리고 정선에 가 하룻밤을 잤는데 작은형 면회가
잤던 바로 그 집이라는 것이다.
나는 동생의 기억력에 새삼 놀랐다.
같은 일을 겪었어도 난 아무 기억에 없는데 두 살 아래의 동생은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정선 아우라지는 가보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
정선에 가면 조양강물줄기를 따라 원 없이 돌아다녀본 뒤
동생이 잤던 모텔에서 자봐야겠다.
 
2022.6.15 
 
아래는 동생이 회상하며 쓴 글 
청량리역 밤 9시 10분발 무궁화호(완행열차) 지 아마 다음날 낮에 도착하는데 ...
청랑리 ~강릉 구간이 속도가 제일 느립니다. 영월 , 정선, 사북, 고한,
태백을 거쳐 동해바다를 지나서 갑니다.
ㅋㅋ 아침에 세면하려고 빼치카에서 더운물 대야를 두손으로 들고가다 넘어져
얼굴이 멍들어 붕대 붙이고 위병소 근무 서고 있는데 면회를 왔었지 ^^
저녁 기차로 증평인가 가서 구절리행 갈아타고 정선 아침에 내려서 택시타고 태연형
면회갔지 형 턱에 거즈에 반창고 얼굴에 붙이고 위병근무서고 있었고
아마 우리 도착에 깜놀 ㅋ
뭐 아름장서 자구 태연형 복귀하고 우린 버스타고 굽이 굽이 산너머 태백인가 도착
역 앞에서 저녁먹구 강릉가는 기차탑승 큰형이 이 기차가 왔다 갔다 함시롱 산넘어간다는
설명을 해준 기억이 ㅋ
강릉 밤늦게 도착 하여 경포대 인근 민박을 알아보던중에 두명의 처자를 만나고 형이 같이
민박을 알아보면 더 싸게 구할거라고 작업?ㅋ
걸어서 같이 민박을 구함 하여튼 그 인연으로 이후 설악산 울산바위에 함께 올라 라면인가
끊여먹다가 키작았던 누이 신발 태워 먹었던 기억이 ㅋ
설악산 다녀와서는 오대산에도 같이 동행했던걸루 기억 난 갠적으로 거기서 만난
신혼여행왔다는 젊은 부부들이 기억에 남음...
아마 가난한 신혼 ㅋ
우리더러 사진 찍어 달라해 사진 찍어줌 가난해서 신혼여행 못가구 그곳 여관서
케익 사가지고 혼인서약인가 했다는...
사진 찍어줌서 별 별 호구조사 다하는 큰형 대단함 ㅋ 그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오대산서 나오는 버스기사 아저씨 승객들이 체인 채워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날에는 체인 채우면 더 미끄러진다며 구라치던
모습이 생생 ㅋ
그리고 그날 강릉인가 터미널서 눈이 넘 많이 내려 한참을 연착한 동부고속(사슴도약하는
마크의 ㅋ)을 타고 서울 도착,
저녁 늦게 도착하여 서울도 눈이 넘 많이 쌓여 집으로 못가구 호수형네 영동에 있던
여관서 자구 아침에 버스로 영동대교 지나 집으로 귀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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