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가 책을 내 서평을 써 알라딘에 올렸다.
<흔들린 땐 마음 수업>
고교 시절 헤르만 헤세가 쓴 <싯타르타>를 읽었다.
부처님 이야기인 줄 알고 읽었는데 같은 이름을 가진 싯타르타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에서 불교를 창시한 부처님은 세존이라 불리었다.
삶의 의미를 묻는 구도자 싯타르타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싯타르타>를 읽은 여운 때문일까?
군대에선 경계근무 시간에 영어 단어와 함께 반야심경을 외웠다.
의미도 모르는 채 그냥 외웠다.
서른살 무렵엔 공지영 소설 <무소의 뿔처럼 가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소설과 영화는 보지않았지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출전이 <숫타니타파>라는
것을 알고 <숫타니타파>를 사서 읽었다.
경전이라기보다 아름다운 문학 작품이었다.
삼십대 초반을 지나던 어느날 , 문득 고교 시절 읽었던 <싯타르타>가 궁금했다.
분명 읽었지만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을 때만큼 강렬하진 않았지만 가슴 속 울림은 여전하였다.
이후 도서출판 청년사에서 삽화를 그린 인연으로 청년사에서 나온 김성동 소설
<만다라>를 읽었고 영화도 함께 보았다.
깨달음의 여정을 아주 깊이 있게 그린 작품이었다.
불교에 대한 호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경전을 찾아 읽지는 않았다.
내가 불교를 접하는 통로는 주로 문학과 영화였다.
황석영 소설 <장길산>에 묘사된 미륵 사상은 엄청난 감동을 주었고 이후 전국에 산
재한 미륵 부처를 찾아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베르나르도 베르툴루치 감독이 연출한 헐리우드 영화 <리틀 붓다>와 한국 영화
<화엄경>과 <아제아제바라아재> 또한 관심을 가지고 본 작품들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말할 때 불교를 빼놓을 수 없다.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신드롬을 일으킨 이후 나도 자연스레
그 행렬에 동참하였다.
문화 유산을 찾아 나선다는 건 불교 유적을 찾아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불교는 오랜 세월 한국 사회에 뿌리를 깊이 내렸던 것이다.
절을 찾아 나서는 건 내겐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절엔 아름다운 건축물과 석탑이 있고 불상이 있다.
그늘을 짙게 드리운 나무들을 보는 것도 절을 찾는 이유다.
당대 최고의 명필들이 쓴 편액을 보는 것 또한 절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무엇보다 절을 찾게 하는 건 이 모든 것들이 만들어낸 총합, 즉 고즈넉함이
아닐까 싶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고즈넉함 때문에 절을 찾곤 한다.
서론이 길어진 것 같다.
나는 한정우( 필명 고통달)란 후배 작가를 알고 있다.
더없이 겸손하고 더없이 진지하고 작품엔 더없이 철저한 작가다.
무심코 그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 작업 모드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경외심이 든다.
그리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고 있는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아... 나도 열심히 해야는데...
나의 치명적 약점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지 못하고 관성대로 살아감이다.
그래서 늘 해오던대로 살아가다보니 세상의 변화를 수용치 못하고 디지털맹이
되어버렸다.
현대 사회 특히 4차 산업 사회로 접어든 지금 디지털 맹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낙오자와 다름없다.
그렇다고 사회랑 동떨어져 살 수가 없어 문제에 부딪히면 SOS를 청하는데 그게
바로 한정우 바로 고통달 작가다.
고통달 작가는 싫은 기색 하나없이 내 문제를 해결해주고 다시 작업 모드로
임하는데 나로선 이보다 고마울 수가 없다.
나같으면 생색이라도 낼텐데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마음 수업이 돼 있어 그런가?
그렇다.
고통달 작가는 오랫동안 마음 수업을 해왔다.
인생의 큰 고통을 겪은 뒤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작품을 그려오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을 보며 위로를 받고 치유의 과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 출간된 <흔들릴 땐 마음수업> 역시 그 연장 선상에 있는 책이다.
법상 스님의 법문을 만화로 구성해 읽는 이의 이해를
한층 더 높였다.
우울증을 앓거나 공황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 뿐 아니라일반인들도 자신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에 해답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만화를 보며 또 스님의 법문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단순히 위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었다.
무엇보다 만화화 된 캐릭터들이 즐거움을 준다.
만화가 가진 특별한 매력이다.
마음의 고통을 겪고 이들 뿐 아니라 불교와 만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흔들릴 땐 뭐라고요?"
" 마음 수업입니다."
202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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