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혁명을 꿈꾸었던 한 선배가 어느 날 주식투자를 해 돈을 벌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남들처럼 사고팔기를 안하고 그대로 묵혀두는 거였다.
주식시장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선배가 2010년 무렵 안철수 주식을 샀다.
몇 주를 샀는지는 몰라도 안철수 주식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고 선배는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개미투자자들 대부분 눈물을 삼키는데 반해 선배는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012년이다.
대선을 몇 달 앞에 둔 어느 날 선배 블로그에 들어가봤더니 프로필 사진이
안철수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사진 아래엔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란 문구가 써 있었다.
늘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선배의 변화에 나는 적잖게 놀랐고
이런저런 일들이 얽혀 연락마저 끊어지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아래 기댈 곳 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은 메시아를 원했다.
메시아가 나타나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길 바랐다.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그에 화답한 것은 안철수였다.
안철수는 무릎팍도사를 통해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대중은 반칙없이 성공한 착한(?) 기업인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바꾸어주길 희망했다.
그가 쓴 책은 초단위로 팔려나갔다.
일찍이 없던 신드롬이었다.
나는 안철수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계속 일어났다.
그가 문재인과 단일화 경선 도중 사퇴한 것이 그랬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질 것 같으니
포기하고 마치 양보를 한 것처럼 생색을 낸 것이다.
그는 문재인을 열심 도왔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사람이라면 낯부끄러워 차마 하지 하지 못할 말이다.
도와줄 것처럼 계속 연기만 피우다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유세현장에서
손을 한 번 들어준 것이 다다.
투표당일 미국으로 갔던 것도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그 엄혹한 80년대 거리에 나가 구호 한 번 외치지 않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공부만 했던 안철수!
역사의식도 없고 현실인식은 턱없이 부족하건만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일념 하나만큼은 대단했다.
그는 민주당을 접수 김한길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가 되었다.
돌아보면 그가 당대표로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자신의 뒤를 이어 당대표로 선출된 문재인을 아무
이유없이 물러나라고 했던 것이다.
한 두번이 아니다.
물러나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말은 그 사람을 규정한다.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안철수의 말을 듣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것은 자신은 절대 선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기와 반대 지점에 있는 문재인과 친노그룹은 절대 악이 된다.
그는 결국 악과 타협할 수 없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퇴 국민의 당을 만들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들과
당원들은 정치생명을 위해 대거 국민의 당에 입당했다.
2016년 치룬 총선에서 국민의 당은 호남에서 4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리의 원인은 호남 홀대론이었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퍼트려 호남인들을 자극했다.
용서할 수도 용서받을 수도 없는 행위를 국민의당 지도부는 태연히 자행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진영은 눈을 떠도 문준용 눈을 감아도
문준용이었다.
있지도 않은 일을 마치 사실인양 부풀렸다.
그리고 대선이 끝난 한달하고도 보름.
그들이 대선기간동안 문준용에 대한 비난으로 썼던 근거가 조작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당으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을 해체하고 의원 모두 의원직을 내려 놓아야 할 정도로 중대사안이다.
그렇다면 안철수에겐 책임이 없을까?
대선후보였고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던 그인데?
안철수는 분명 자기는 절대 몰랐던 일이라고 잡아 뗄테다.
그렇게 해서라도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아직도 그의 꿈은 대통령일테니.
상징 조작으로 만들어진 정치인은 언젠가 만천하에 본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박근혜가 그랬고 안철수가 다음 수순을 밟고 있다.
당신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또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다신
돌아오지 말아라. 안철수...
2017.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