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십리 고미술 상가에 갔더니 화류목이란게 있었다.
높이 10cm 높이의 받침대다.
특징은 양끝이 둥글게 말려져 있다는 것이다.
모르긴해도 나무를 둥글게 만 것이 기술 같았다.
얼마냐 믈었더니 15만원이란다.
살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15만원을 주고 사기엔 좀 그랬다.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화류목은 모과나무라 하였다.
광주와 나주에 가면 늘 한기형 집에서 신세를 진다.
이번에도 한기형 집에서 신세를 지는데 얄궂게도 한기형 바로 옆집이 골동품 경매장이다.
참새가 방아간을 지나칠 수 없어 들어가 둘러 보았다.
헌데 답십리에서 보았던 화류목이 있다.
상태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생긴 모양은 똑같았다.
얼마냐 물으니 2만원이란다.
주저함 없이 바로 돈을 지불했다.
연세가 꽤 드신 주인장께서 수석을 모으냐고 물으신다.
"아뇨."
"그거 수석 받침대로 쓰는 건데 반일 감정이 생겨 값이 많이 떨어졌어."
"예?"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뒤론 거래가 안돼"
"근데 일본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요? 이거 한국서 만든 게 아녀요?"
"일본 사람들이 만든 거지?"
"조선 사람들이 만든 게 아녀요?"
"조선시대 만든 거면 2만원만 하겠어?
왜정 때 만든 거여.
대동아 전쟁 때 일본이 동남아시아를 다먹어치웠잖어.
그 때 일본사람들이 좋은 목재는 다 일본으로 가져 갔거든.
그 때 만든거지.
그러니까 80년은 됐겄네"
전통 양식이라 생각했는데 일본식이라니 기분이
묘했다.
답십리에서도 화류목이라 하고 여기에서도 화류목이라니 화류목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길이 없었다..
동남아에도 화류목이 있는 건가?
집으로 돌아와 화류목을 닦다보니 바닥면에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후지산 그림과 더불어 히리가나로 후지가 써있고 한자로 도장인 자가 써있다.
그리고 18이란 숫자.
제품 번호인가?
알길이 없었다.
일제 36년.
골동품 시장에도 왜사기를 비롯해 이 시기 제작된 물건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우리 양식이 아니라 그네들 양식이다.
문화란 고정된 것이 아닌 돌고 도는 것이다.
영향을 주고 받는다.
문제는 제국주의 침략 과정에서 강요된 문화란 것이다.
어쨌든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했고 그 들이 향유했던 문화가 흔적으로
존재한다.
왜식은 골동품 시장에서 값어치가 없다.
서자란 말도 과분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들 물건이 좋다.
조선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물건들을 사랑한다.
*골동품점 사장님께서 '대동아전쟁'이라 했을 때 '태평양 전쟁'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202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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