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홍어연을 많이 날렸었다.
방패연보다 만들기 훨 쉬워서였다.
연은 멀리 날지를 못했다.
아무리 잘 날리려 해도 땅에 곤두박질치기 일쑤였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멀리 날려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리고 상상했다.
내가 날리는 연이 아주아주 멀리 날아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연을 주으러 나는 거친 들판을 가로지르고 산을 넘는다.
서울에 올라오니 연날리는 아이들이 없었다.
간혹 있긴 했지만 먼발치에서 구경할 뿐이었다.
나는 홍어연을 가오리연이라 부르는 걸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같은 연인데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홍어는 주로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힌다.
중국 연안을 타고 올라오는 물과 발해만에서
내려오는 물이 뒤섞여 최고의 서식환경을 만들어 낸다.
정약전이 물고기 백과사전인 자산어보를 쓴 곳도 흑산도다.
비린 것은 쉬 상한다.
소금으로 부패를 막지만 한계가 있다.
홍어도 마찬가지여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보관할 방법을 찾았다.
삭힌 홍어는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암모니아 냄새가 지독하지만 무엇보다 소화가 잘되었다.
나아가 사람들은 이 암모니아 냄새를 즐겼다.
영산강은 호남의 젖줄이다.
전라도에서 나는 모든 물산이 영산강으로 모여 유통되었다.
홍어도 마찬가지여서 그 옛날 영산강 포구엔 홍어잡이 배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홍어는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 내륙인
장성 담양 화순 창평 옥과등등으로 팔려나갔다.
귀한 음식은 잔칫상에 내놓기 마련.
전라도 사람은 서울에 살아도 잔칫날 빠뜨리지 않고 홍어를 내놓았다.
영산강포구는 퇴락해 있다.
도로 교통이 발달하고 영산강 하구에 갑문이 생기면서 물길이 끊겼다.
그럼에도 명맥은 남아 나주 영산나루에 홍어거리가 조성돼 있다.
암모니아 냄새가 풀풀나는.
전라도 사람이지만 암모니아 냄새를 싫어해 삭힌 홍어를 안먹는다.
대신 무친 홍어는 잘먹는다.
아..
그러고보니 이번주 토요일 정태춘 영화를 보러 나주에 간다.
20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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