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만화가들의 약진 혹은 저력.
내가 생각하는 여성만화가들의 표현 양식은 순정이다.
눈은 엄청나게 크고 코는 작으며 턱선은 가는데다 머리는 금발인...
로맨스 뿐 아니라 대하 역사물을 그려도 SF를 그려도 이 양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서양인을 동경해 생긴 이 양식은 내게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감정이입을 하며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본 순정만화는 단 한 편도 없다.
<사랑의 기쁨>이란 조금 덜 순정스런 일본 여성 작가의 작품(6권짜리)을 본게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남성작가라 믿어의심치 않던 이치노세키케이라는 51년생 작가가
여성이란 것에 크게 놀랐다.
지난 5월 만화 헌책방인 도쿄 만다라케에 간 것은 숫제 이 작가의 작품들을
사기 위해서였다.
얼마 전엔 아마존 해외직구로 그림책들을 사기도 했다.
<귀멸의 칼날>은 엄청난 흥행작으로 1억부를 돌파한 빌리언셀러다.
침체에 빠진 일본만화를 살려낸 역작이다.
인기에 힘입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만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림은 알고 있던 터였고
애니메이션도 일부 보았다.
한데 후배와 대화 도중 <귀멸의 칼날> 작가가 여성이란 소리를 듣고 놀랐다.
정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보니 그림이 어딘가 여성스러웠다.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1억부를 돌파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엄청난 히트작인 건 알고 있다.
역시 읽지 않았다.
그런데 후배 말에 따르면 이 작품 역시 여성이 그렸다는 거다.
요샛말로 깜놀이다.
여성이 그렸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기 때문이다.
여성 만화가는 순정이라는 공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국내에서도 역량있는 여성작가들이 많다.
유승하, 송아람, 정송희, 소복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인데 공통점은 순정이 아니란 거다.
여성이란 정체성은 있으나 순정을 표현 양식으로 삼지는 않는다.
여성과는 동떨어져 보였던 극화!
극화 부분에 여성 작가들이 돋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어 놀랍다.
드라마, 소설에 이어 만화 역시 여성작가들의 상위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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