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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르시스트의 사진

by 만선생~ 2025. 8. 13.

토요일 저녁.
곽원일 작가가 들어와 헬스장에 가자고 한다.
귀찮은 생각이 든다.
왜냐면 한참을 노닥거리다 이제야 각잡고 일을 해볼려는 찰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따라 나설 수밖에 없다.
운동은 하면할수록 이익이어서 그렇다.
절대 손해나는 일이 아니다.
작업을 오래하기 위해서라도 체력은 필요하다.
현재 입주해있는 한국만화 영상진흥원 비지니스 센터엔 헬스장이 마련돼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운동이 가능하다.
기구도 꽤나 갖춰져 있다.
이 좋은 시설을 놔두고 이용을 안하면 바보다.
곽원일 작가는 운동에 열심이다.
한참동안 런닝머신을 달리더니 자전거 폐달을 밟는다.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이어 아령을 든다.
가슴 근육을 키우는 이름모를 기구를 이용할 때는 힘을 쓰느라 얼굴 근육이
심하게 뒤틀린다.
운동은 이렇게 하는구나 싶다.
딱히 운동할 맘이 없는 나는 스트레칭이나 하다 가야할 생각으로 몸을 좀 푼다.
덕분에 굳어있던 몸이 조금 풀린다.
이어 팔굽혀펴기를 두 셋트 하고 아령을 든다.
근력이 약해 가벼운 것으로 서른번 쯤 들어올린다.
이쯤에서 그만 둬야지 하다 문득 런닝머신에 올랐다.
며칠전에도 한번 달렸던 런닝머신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살을 빼기 위해 중랑천 트랙을 달렸었다.
1,000미터부터 시작해 나중엔 5천미터까지 달렸다.
그렇게 한동안 열심히 달리다 어느 순간 시들해져버리고 말았다.
이후로는 한번도 달리기를 해보지 않았다.
무려 7년만에 다시 하는 달리기.
대신 중랑천 트랙이 아닌 런닝 머신이다.
뛰다보니 시간은 5분을 넘어 6분 7분을 넘어선다.
"잘뛰네"
곽원일 작가가 의외라는 듯 한마디 한다.
같이 운동을 하던 홍재승도 거든다.
"형 제법이네. 자세가 돼있어."
뜻하지않은 칭찬에 나는 속으로 놀라며 계속 달렸다.
힘들다는 생각 대신 무아의 상태가 계속 됐다.
15분 17분18분 19분 20분...
거리를 보니 2,000미터 이상을 달렸다.
더 뛸 수도 있지만 무리하지 말라는 말에 런닝 머신에서 내려왔다.
나는 체질적으로 땀을 잘 흘리지 않는다.
왠만해선 이마에 땀이 맺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 번엔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이었다.
옷도 땀에 젖었다.
그 모습을 곽원일 작가가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환갑을 3년 쯤 남겨놓은 50대 후반의 남자답게 얼굴은 주름살로 가득하다.
어딜가나 동안 소릴 들었었지만 지금은 결코 들을 수 없다.
머리카락도 가늘어 힘이없다.
그런 와중에 땀을 조금 빼니 몸속에 있던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듯 해 기분이 좋다.
땀은 인간만이 흘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포유류지만 개나 호랑이 곰등은 땀을 흘리지 않는다.
입을 통해 더운 열기를 식힌다.
인간은 순간속도가 여느 동물과 비교할 수 없이 느리지만 오래달릴 수 있다.
땀이 달아오른 몸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먹이 사슬의 정점에 오른 것도 땀이 큰 역할을 했다.
땀흘리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땀은 수고로움을 상징한다.
노력의 다른 이름이 땀이다.
모처럼 흘린 땀으로 인해 기분이 좋다.
이제 또다른 땀을 흘려야 할 차례다.
만화 작업...
그러고보니 무엇이 됐던간에 땀은 많이 흘릴수록 좋은 것 같다.
 
202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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