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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 3 홋카이도

일본 홋카이도 여행 - 쿠다라호 俱多樂湖

by 만선생~ 2025. 8. 14.

 
 
 
쿠다라호 俱多樂湖
2019년 홋카이도 여행 중 예정에 없던 호수를 가게 되었다.
'쿠다라코'라는 호수다.
유황 연기로 유명한 '지옥곡'이란 곳에 갔다가
俱多樂湖라 써있는 도로 표지판을 본 것이다.
나흘 전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슈호(摩周湖)에 갔다가 짙은 안개로 인해
물 한 방울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던 터다.
꿩대신 닭이랄까?
동행자와 함께 쿠다라코로 차를 몰았다.
俱多樂湖. 우리 발음으로는 구다락호다.
동행자가 말하길 쿠다라는 '다함께 즐거움을 누린다'는 뜻이란다.
그런가?
쿠다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고대 우리나라에 600년 이상 존속했던 나라가 백제, 즉 쿠다라다.
일본에선 지금도 백제를 '쿠다라'라고 하는데 '쿠다라 나이'란 말을 종종 쓴다.
백제 것이 아니어서 시시하단 이야기다.
하지만 그 옛날 백제가 홋카이도까지 진출하진 못했을 거다.
단지 음이 같을 뿐이다.
호수는 꽤 컸다.
검푸른 물이 꽤 깊어 보였다.
무엇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좋았다.
호수는 울울창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더 청정해 보였다.
그렇다고 사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서있는 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집이 한 채 있었다.
오리 보트와 낚시용 배가 있는 것으로 보아 휴게소인 듯 했다.
레저 활동을 위해 지어진.
안내문을 읽어보니 쿠다라코를 지붕이 없는 박물관이란다.
설명은 이어진다.
쿠다라코는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칼테라 호수란다.
둘레 7.9km 호면 표고는 247m 최대 수심 157km다.
국가에서 특별 구역으로 지정해 관리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경고 사항이 이채롭다.
호수 주위를 걷는 동안 담배를 피지 말라는 것과 감귤 껍질은 가지고 돌아가라
써 있었다.
문득 강원도 고성의 송지호가 떠오른다.
송지호는 쿠다라코와 달리 오랜 침식 작용으로 생겨난 석호다.
쿠다라코가 화산 폭발로 인해 원형인데 반해 송지호는 제 멋대로다.
마치 리아시스 해안 같다.
둘레는 6.5km.로 쿠다라코보다 조금 작다.
지난 달 동료 작가들과 네 시간에 걸쳐 돌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수심을 알려주지 않았다.
모르긴해도 그리 깊지 않을테다.
지척에 있는 화진포호도 마찬가지다.
남한에서 가장 큰 자연 호수인 화진포호는 둘레가 16km.
쿠다라코의 두 배다.
송지호와 마찬가지로 침식 작용으로 생겨난 석호다.
화진포호는 둘레가 쿠다라코의 두 배지만 담수량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쿠다라코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쿠다라코는 그만큼 깊다.
찾아보니 세계 최대 담수호인 바이칼호는 최대 수심이 무려 1637m다.
비가 내리면 물이 고인다.
이를 웅덩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곧 마르고 만다.
웅덩이의 큰 형태가 호수다.
그러나 호수가 아무리 커도 수원지가 없으면 호수는 곧 바닥을 드러낸다.
어디선가 물이 흘러 들어와야 호수가 유지된다.
남양주에 있는 장자못은 한강물의 퇴적 활동으로 생겨난 자연 호수다.
한 때 한강 물줄기였지만 지금은 한강과 동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건 실처럼 작은 계곡을 통해 물이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송지호도 자그만 하천을 통해 물이 유입되었다.
쿠다라코 역시 조그만 고랑을 통해 물이 흘러들고 있었다.
고랑 끝 부분엔 모래톱이 형성돼 마치 나일강의 삼각주 같아 보였다.
쿠다라코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다.
다음 일정 때문에 이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좀 더 오래 돌아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자연 호수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엔 자연 호수가 많다,
규모도 크다.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호는 면적이 서울시만 하다.
마치 바다 같다.
지난 5월 일본 여행 때는 유명 관광지인 하코네를 갔다.
아시노호란 호수가 있어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아시노호에 비친 후지산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다음엔 아시노호에 대해 써봐야겠다.
 
2025.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