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9월. 홋카이도 여행 중 홋카이도 중서부에 위치한
안누푸리산(1308m)을 올랐다.
당초 목적은 리틀 후지산이라 불리는 요테이산을 오르는 것이었으나 어떤 이유로
오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대채제로 찾은 것이 요테이산 맞은 편에 있는 안누푸리산이다.
꿩대신 닭이라고 안누프리 정상에 올라 요테이산을 바라고자 했다.
하지만 산은 안개가 짙었다.
도무지 걷힐 생각을 안했다.
정상에 오르는 게 의미가 없었다.
할 수 없이 3분의 2 쯤 오르다 내려왔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등산도 운빨이다.
일기가 뒷받침 하지 않으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없다.
설사 일기가 뒷받침 되어 정상에 올라도 산이 그다지
멋있지 않아 감흥이 덜했을 것 같다.
일본 산을 뒷덮는 건 삼나무다.
어른이 껴안아도 팔이 닿지 않는 삼나무들이 하늘 높이 치솟아 가히 장관이다.
그런데 안누푸리산엔 삼나무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북방한계선을 넘은 듯 하다.
그렇다고 자작나무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풍경이 좀 심심했다.
산은 잘게 부서진 돌들로 가득하다.
화산 폭발로 생기지 않았나 싶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무튼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래서 큰 나무가 없다.
대신 뿌리를 깊이 박지 않고도 잘 자라는 조릿대가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종종 다람쥐를 만난다.
다람쥐는 대개 도토리라 불리는 참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
같은 설치류지만 청설모가 나무를 타는데 반해 다람쥐는 땅에서 만나곤 한다.
땅에 떨어진 열매를 먹기 때문이다.
세상에 다람쥐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아니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어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산에서 다람쥐를 만나면 절로 미소를 짓는다.
안누푸리에서 만난 다람쥐도 그렇다.
행여 놓칠새라 카메라 렌즈에 녀석을 담았다.
산을 내려와 차로 조금 달리다 보니 곰조심 표지판이 있다.
아마도 곰이 서식하는 듯 하다.
곰조심 표지판은 홋카이도 어딜 가나 있다.
어제 해외 토픽 뉴스가 떴는데 홋카이도 북쪽에 있는
시레토고 국립공원은 출입이 통제돼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사람이 곰에 잡혀 먹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곰을 무서워하듯 곰도 사람을 무서워한다.
인기척 소리가 들리면 먼저 피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
곰을 자극 시키는 행위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오키나와가 그렇듯 홋카이도 역시 뒤늦게 일본 영토에 편입되었다.
그래서일까?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쓰던 지명이 많이 남아 있다.
들으니 '누푸리'는 아이누 말로 산이라 한다.
산을 뜻하는 일본어 ;야마' '잔' '다케'와 같은 말이다.
202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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