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그제 을지로에 있는 치과병원서 작은 어금니에 보철을 박았다.
임플란트를 하기 전 단계인데 마취가 풀리자 너무 너무 아팠다.
어금니에 솜을 물어 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집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명동 거리를 걸었다 .
지지난해 일요신문에 연재했던 '용서인'의 무대가 명동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스팔트가 깔렸지만 조선시대엔 비포장 도로였다.
유난히 땅이 질어 진고개라 불렸다.
한자로는 니동泥洞이다.
명동은 사람들로 들썩인다.
외국 관광객이 많다.
그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다.
어딜가나 중국말이 들린다.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자니 자연 한자로 된 간판이 많아졌다.
그 때 낯선 한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粥
길을 걷자 같은 글자가 또 보인다.
몇 번을 보았다.
집에 돌아와 옥편을 찾으니 글자가 나오지 않았다.
마침 이튿날 여주에서 페친인 최새힘 선생을 뵈었다.
최새힘 선생은 국어와 영어 그리고 한자에 대한 책을 내신 분이다.
최새힘 선생과 친분이 있는 안중찬 선생 말로는 천재라고 하였다.
그런 최새힘 선생에게 글씨를 보여주니 바로 '죽죽' 자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순간 자욱했던 안개가 걷혔다.
그리고 다음에 명동에 나가면 그 죽을 한 번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새힘 선생은 자신의 저서를 여러 권 주셨는데 아직 머리말 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학습지진아로 공부라면 진저리를 치는 나다.
과연 공부하는 책들을 몇 페이지나 읽을 수 있을까?
202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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