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5 충청도

청남대에서 -문자향 서권기

by 만선생~ 2025. 9. 6.

 
 
문자향서권기 
나주에 머물다 의정부로 가는 길!
마침 지나는 길에 청남대가 있어 들렀다.
청남대란 대학이 있는 건 아니고 대통령 별장이었던 곳이다.
전두환이 1983년 이 곳을 지으며 청와대 남쪽이란 뜻으로 그리 지었단다.
입장료 6,000원을 내고 들어서니 곧바로 기념관이다.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냈던 대통령들 사진과 사용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청남대를 시민에게 돌려준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특권을 내려 놓으셨다.
이명박은 재임기간 중 한 번 다녀갔다.
이렇게 대통령들의 사진과 물건들을 보고 나오는데 연세 지긋한 분께서 사람들에게 붓글씨를 써주시고
계셨다.
가훈이었다.
그리고 공짜다.
재능기부일까?
아마도 청남대를 관리하는 충북도청에서 얼마간 수고료를 지불할 것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공짜지만 부탁드리기가 조심스럽다.
나는 어르신께 가화만사성 같은 익숙한 문구 대신 문자향서권기를 써달라했다.
문자향 서권기 文字香書卷氣
책을 많이 읽어 오랜 교양이 몸에 배어 나오는 문자의 향이 바로 문자향서권기다.
추사 김정희가 했던 말이다.
추사는 이 말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속된 것을 내쳤다.
그 속엔 김홍도와 신윤복을 잇는 풍속화도 있었다.
조선후기 풍속화가 잠시 반짝하다 사라진 것은 추사의 영향이 크다.
추사의 눈밖에 벗어난 그림은 취급을 못받았다.
추사는 구체적인 실경묘사를 혐오했다.
겸재의 뒤를 잇는 진경산수도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예술을 극단적 관념의 세계로 이끌었다.
추사처럼 만권의 책을 읽은 사람만이 예술을 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지렁이 백생들도 예술을 즐겨야 한다.
예술은 닿지 못하는 그 어딘가 있는게 아니다.
이발소 그림도 예술이다.
때론 세계 명화보다 이발소 그림이 더한 감동을 준다.
그렇다고 문자향서권기를 마냥 도외시 할 순없다.
같은 그림이라도 명백한 차이가 있다.
일정 정도의 교양을 쌓은 사람이 그린 그림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린 그림은 다르다.
장승업 그림에서 전해져오는 허전함은 이 때문이다.
기술이 뛰어넘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

'여행 5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주관아 1  (0) 2025.09.15
충주 중앙탑  (0) 2025.09.06
서산 보원사지  (6) 2025.07.23
서산 마애불  (1) 2025.07.21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4)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