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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소설 일반 도서

윤석동 일기

by 만선생~ 2025. 10. 7.

 
 
 
윤석동 일기
80년 5월. 시민군 대변인으로 공수부대와 맞서싸우다 숨을 거둔 윤상원 열사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일기를 썼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 것도 무려 14년간이나.
일기를 쓰지 않은 몇년간의 시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썼다.
일기를 이렇게 지속적으로 쓴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르긴해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놀란 건 뛰어난 문장력이었다.
도저히 그 나이에 썼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문학적 감수성만 넘쳐났던게 아니다.
사유가 아주 깊었다.
그리하여 늘 자신을 넘어 가족과 이웃을 생각했다.
힘없는 동물들에게도 연민의 감정을 가졌다.
일신의 안위가 보장된 좋은 직장을 때려치고 들불야학과 노동운동을 하게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윤상원 일기"를 읽는 며칠 동안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앞을 가리곤 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면 감정이 더 북바쳤다.
지금이라도 누군가 '윤상원'이라 말하면 조건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열사의 부친인 윤석동 선생은 농부였다.
중학교 정도의 학력을 가진 선생은 아주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넉넉하지도 않았다.
부지런히 몸을 놀려야 겨우 살아갈 수 있었다.
평범한 농부였던 선생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건 아들의 죽음이었다.
아들은 폭도로 몰렸고 그 억울함을 풀어야했다.
그 과정에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무려 스무해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썼다.
부전자전 아니 자전부전이다.
일기를 읽다보면 아들을 잃은 슬픔이 곳곳에 베어있다.
하지만 자식을 잃었다고 해서 늘 슬픈 것만은 아니다.
손자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뿌듯해하고 틈나는대로 이 나라 명승지들을 찾아다녔다.
내가 갔던 명승지들을 선생은 예외없이 모두 가보았다.
일기를 읽다보면 유족회 활동 뿐 아니라 당대의 생활상들이 잘 묘사돼 있다.
그러니까 아버지 세대의 삶을 이해하려면 "윤석동 일기"를 봐야한다.
부자가 쓴 일기를 모아 낸 두 권의 책.
"윤상원 일기"와 "윤석동 일기"를 읽으며 80년 광주와 전라도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경상도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땅이지만 전라도 역시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땅이다.
 
202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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