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산방에서 차를 마신 이후
이태준의 "무서록"을 구입해 읽고 있다.
집짓는 과정이 무서록에 실려있단 안내문구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집짓는 이야기는 단 한 꼭지 나올 뿐이다.
목수들 이야기다.
그 것도 목수들의 인상비평이지 집짓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진 않다.
무엇보다 놀란 건 책 어디에도 시대의 아픔이 그려져있지 않다는 거다.
책 출간일이 1941년으로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며 조선백성에 대한
수탈이 극에 달해 있을 때다.
한데도 시대의 공기에 가장 민감해야할 소설가 이태준은 음풍농월이다.
화초를 키우고 골동품을 수집하며 고서를 이야기한다.
80년대 학우들은 최루탄을 맞아가며 군부독재와 싸우고 있는데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만 하거나 음악다방에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일제의 검열이 무서워 민감한 이야기들은 모조리 피해가는 것인가?
일제 강점기 지식인들은 현실을 외면한 채 다 이렇게 살았던 것인가?
책을 읽는 내내 혼란스럽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태준은 일제에 부역하진 않았다.
*수연산방-성북동에 있는 찻집으로 월북소설가 이태준이 살았던 집입니다.
추사를 흠모해 추사체로 된 현판이 걸려 있어요.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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