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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간혹 소설가들이

by 만선생~ 2025. 10. 19.
간혹 소설가들이 자신의 소설 작품을 만화로 그리면 어떠냔 제안을 해온다.
말씀은 고마우나 다 거절한다.
거절 이유는 만화를 너무 쉽게 본다는 거다.
만화를 단순히 자신의 작품을 빛내줄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작가에 대한 존중도 없다.
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어딘선가 본 작품 이미지 몇개만 보고 제안을 해오는 것이다.
만화화 제안을 해오려거든 내가 발표한 작품을 찾아 읽어보는 건 기본 아닌가?
그 이가 서너달만에 소설책 한 권을 썼다고 하자.
내가 그 걸 만화로 그리려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소설 문장 하나를 이미지로 만들어내기 위해선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걸 그려서 돈이 된다는 보장이 전혀없다.
시쳇말로 돈을 싸들고 오지않는 이상 만화로 그릴 이유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작품이 만화로 그릴만큼 매력적이냐 하면 그 것도 아니다.
소설과 만화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이 차이를 모르면 만화화 작업이 쉽지않다.
적지 않은 각색 작업이 필요하다.
명작만화 대부분은 만화가가 직접 스토리를 쓰거나
만화 스토리작가가 썼다.
소설을 만화로 그려 명작 반열에 든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찾아보면 있기는 하다)
만화가는 그림쟁이 이전에 이야기꾼이다.
그림을 아무리 잘그려도 이야기가 없으면 만화를
그릴 수 없다.
고백하자면 아니 남들이 보기에도 난 이야기꾼으로서 재능이 없다.
서른 즈음 만화를 포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스토리가 있으면 그것이 소설이든 만화스토리 형태든 만화로 그릴 용의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은 역시나 나다.
나는 내가 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다.
잘쓰건 못쓰건 내가 쓴 걸 그려야 만족도가 높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내가 쓴 이야기를 그리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자신의 소설 작품을 만화화 하고 싶다면
나같이 생산성 낮은 만화가 대신 팀작업 하는
만화가를 찾아가라.
그래도 내게 만화화 제안을 해오려거든 서점에 나와있는 내 작품을 모두 읽으라.
발표한 게 많지않아 금세 읽을 수 있다.
돈을 싸들고 오지않는 이상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줬음 좋겠다.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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