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청역에서 청계광장 거쳐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까지 족히 두어
시간은 걸린 것 같다.
사람으로 미어터졌던 거리.
발걸음을 옮기기조차 힘들었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
한 젊은 여성은 ‘자아없는 괴물의 감투놀이 그만’ 이란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나 역시 사람들 사이에 끼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동료 작가들을 만나는 것은
이산가족을 찾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었다.
동료작가들은 아침 일찍부터 나와 걸개그림을 그리고 촛불을
켜고 있었다.
박근혜와 그 일당 또 그를 둘러싼 기득권세력에게 책임을 묻는
엄정한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마치 축제와 같았다.
생각 같아선 함께 밤을 새고 싶었다.
하지만 마감이 있어 자리에서 일어나 교보문고에 갔다.
세 개 3500원 하는 펜촉을 5세트 사고 “곰브리치 세계사”란 책을 한 권 샀다.
종로는 광화문에서 동대문까지의 거리.
조선시대엔 사람이 구름같이 많다는 뜻으로 운종가라 불렸다.
어제 이 곳은 조선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모였던
하루였을 것이다.
광화문에서 종로 3가까지 차없는 거리를 걸었다.
2009년 광우병 파동 이후 7년만이다.
사람들이 거리에 가득했지만 쓰레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종로 3개에 거의 다 이르렀을 때 여고생 두 명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게 보였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닐텐데.
세상엔 박근혜와 최순실 같은 악취나는 쓰레기도 있는 반면 이처럼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들도 있구나 싶어 가슴 한 켠이 따뜻했다.
수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세상이 망하지 않는 건 이들 때문이 아닐까?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시위에 참석한 이들이 100만이라고 한다.
백만의 함성으로 그리고 시위에 참석하지 못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는 1000만의 함성으로 박근혜를 끌어내야 하리.
그래야만 해방 후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해 왜곡되었던 역사가
바로서지 않겠는가!
201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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