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스토리들이 하나같이 재미없단 소리를 들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뻔한 이야기란 것이다.
의욕이 생겨나지 않았다.
그저 아무 의미없이 하루하루를 흘러보낼 뿐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손놀고 있을 순 없었다.
진입장벽이 낮아보이는 4컷 만화를 그려보았다.
역시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패러디만화를 그려볼 생각이 들었다.
연습삼아 배트맨을 패러디한 박쥐맨을 4~8페이지 단위로 몇편 그려보았다.
이어 백튜더퓨처를 그렸고 터미네이터도 그렸다.
분량이 어느 정도 차자 공모전에 내보았다.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입상 실패로 패러디 만화 역시 동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 때가 99년 무렵이다.
이후 나는 만화를 포기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근래 내가 그렸던 패러디 만화들을 돌아보았다.
재능은 없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페이지마다 가득베어 있다.
순수 창작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원작이라는 기본 골조 위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콘티를 짜고 그림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나름 훈련이 되었던 것도 같다.
부끄럽지만 오늘 나의 과거를 공개한다.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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