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터치를 마치면 이제 지우개질을 한다.
연필선을 지우고 펜선만 남겨두는 거다.
그런데 이게 한두장은 별거 아닌데 열 장 스무장 씩 되면 고역이다.
팔도 아프거니와 종이가 찝혀 구겨지면 짜증이 인다.
그래서 디지털로 옮겨간 작가들이 일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지우개질을 안해서 좋다고.
지우개질 뿐 아니라 편리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아날로그로 계속 작업을 하는 이유는 디지털에 적응을 못해서다.
시도를 해봤지만 너무너무 어려웠다.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익숙해진다고 하는데 나는 그 순간을 넘지 못했다.
나는 변화에 둔감하다.
하던대로 한다.
관성의 지배를 받는다.
혁신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작업을 반드시 디지털로 해야만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겠지만 그게 아니니 하던대로 한다.
그리고 효율을 추구하며 빨리빨리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더디지만 그냥 내 속도에 맞춰서 한다.
어차피 원고를 하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5년? 10년?
모두 디지털로 그릴 때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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