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치
왜관철교를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강변으로 나왔더니 낚시꾼이 보였다.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이 철교와 잘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순간 일본 만화가 야구치 다카오가 그린 <낚시왕 산페이>가 생각났다.
낚시는 전혀 모르지만 자연 묘사가 뛰어나 감탄을 하며 보던 만화다.
낚시꾼을 일컫는 또 다른 말은 강태공이다.
주나라 창업의 일등 공신인 태사공 여상이 강가에 앉아
낚시대를 드리웠기 때문이다.
여망은 자신의 때가 오기를 낚시대를 드리우며 기다렸다.
전하길 당시 나이 80이었다고 한다.
나는 낚시꾼이 무엇을 잡나 궁금해 가까이 다가갔다.
낚시꾼은 거짓말처럼 내가 다가서자마자 물고기를 낚았는데 제법 컸다.
그 모습이 잉어 비슷했다.
물고기는 기진맥진하여 배를 뒤집고 누웠다.
낚시꾼은 60은 넘어 보였는데 물고기를 건져 올리지 않고 낚시 바늘을 입에서 풀었다.
낚시꾼에게 물었다.
"이게 뭔가요? 잉어 비슷한데..."
낚시꾼은 경상도 말로 대답한다.
"누치입니다.
낮엔 잡히지 않고 저녁 무렵부터 잡혀요."
"토종인가요?
"네.예전엔 베스가 많이 잡혔는데 요샌 수가 많이 줄었어요.
수달이 잡아먹어서."
" 물고기는 풀어주나요?"
"네."
그 순간 기진맥진해 꼼짝을 못하던 누치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물속으로 사라졌다.
"강태공이시군요.
강태공은 세월을 낚느라 빈 낚시를 드리웠는데..."
"아...네"
"베스는 잡아 먹습니까?"
"아뇨 풀어줍니다.
외래종이라 밉긴 하지만 그래도 생명이라서요.
자기가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도 아니고."
"<흐르는 강물처럼> 이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네 그 영화 좋아해서 여러 번 봤습니다."
"그럼 이 것도 그런 방식으로 잡나요?"
"아뇨. 그 건 플라잉 낚시고. 이건 루어 낚시예요"
"그러고보니 브래드 피트 같으세요"
"아.. 그렇습니까?"
낚시꾼은 겸연적게 웃었다.
"그럼 많이 잡으십시오"
나는 자리를 벗어나 주차해둔 곳으로 걸어갔다.
낙동강은 원래 물이 저렇게 많지 않았다.
4대강 공사로 인해 마치 호수와 같이 되었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겨울이라 상태가 그나마 그런대로 괜찮은 거지 여름이면 녹조가 창궐한다.
강은 흘러야 하건만 낙동강은 거대한 호수가 되어 죽어가고 있다.
세계 제 1의 모래강인 내성천부터 녹조로 가득하다.
20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