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호의 난 1374제주" 끝에는 작가의 말이 4페이지에 걸쳐 실려있다.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됐고 그리는 과정이 어땠는지 설명하는 글이다.
어머니는 눈이 어두워 작가의 말을 읽을 수 없다고 하셨다.
다시보니 활자 크기가 작았다.
나는 어머니를 위해 작가의 말을 읽기 시작했다.
방안 가득 울려퍼지는 말소리.
한참을 읽어내려가는데 어머니가 물었다.
"이거 정말 니가 쓴거여?"
"그럼 누가 써요?. 내가 쓰지"
"아이고 우리 아들 대단하네"
"대단한지 이제 알았어요?"
나는 어머니께 타박아닌 타박을 하며 다시 읽어내려갔다.
입안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좋았다.
읽으면서도 정말 내가 쓴게 맞나싶기도 했다.
작가의 말을 쓴다는 것은 작업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작업기간 내내 작가의 말을 쓰기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작업을 다 끝낸 뒤 작가의 말을 쓰려니 두려움이 앞섰다.
도대체 뭘 쓴단 말인가?
더구나 그림작업에 매달리느라 글을 한참동안 쓰지않은 터였다.
그런데 한번쓰기 시작하니 하염없이 길어졌다.
군더기라 생각되는 글을 잘라내고 잘라내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지?
그럼에도 나는 더이상 줄일 수 없다고 판단해 독자가 읽던 읽지 않던
그대로 가기로 했다.
덕분에 글자가 작아졌다.
페이지 안에 담아내려니 글자가 작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작가의 글을 다 읽고나니 목이 잠겨 물을 마셨다.
음... 음... 음...
목을 가다듬고 어머니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고려가 어떤 나라인지 설명했다.
대단한 나라였다.
실력은 부족했지만 진취적이었다.
공민왕의 요동정벌이 그랬다.
요나라의 수도였던 조양을 차지하고도 3일만에 군사를 물릴 수밖에 없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윤관의 동북9성이 있다.
여진의 압박으로 기껏 차지한 9성을 두고 물러났지만 고토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러한 기조는 최영의 요동정벌로 이어진다.
그에 반해 조선은 자기실력을 과소평가해 명에 필요이상으로 사대의 예를 취했다.
한번 고개를 불쑥 내밀면 명나라도 움찔할텐데
계속 고개만 숙이니 대하는 것이 마치 장기판의 졸과 같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어떨까?
필요이상으로 굴종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독재정권 때는 더 그랬다.
취약한 정통성을 미국을 통해 보장받으려 했다.
쓰다보니 이야기가 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 작가의 말이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책을 사보세요.
제주 역사와 함께 작업과정이 제법 길게 써 있습니다.
2019.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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