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설을 쇠고 올라오는 길.
그냥 올라오기 뭣하여 융건릉과 용주사에 들렀다.
사실 오산은 새로울 것이 없다.
10년 넘게 살면서 그 일대를 샅샅이 훑고 다녔기 때문이다.
수원 화성만해도 여섯 일곱 번은 돌았다.
새로운 사람과 함께 하지 않는 이상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걸어야했고 그래서 찾은 곳이 융건릉이다.
정조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혀있는 곳.
융건릉에 대한 슬픈 기억이 있다.
때죽나무 꽃잎이 한 참인 2009년 5월 23일 융건릉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전해들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땐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돌아가신 뒤엔
날마다 울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렸다.
기실 이명박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세력의 반격에
소수파인 대통령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한경오의 공격은 너무나 아팠다.
마침내 대통령은 마침내 자신의 결백을 죽음으로 증거했다.
당시 말도 안되는 억측으로 대통령을 공격했던
언론인들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양
펜을 놀리고 있다.
각목과 회칼을 휘두르는 조폭이상으로 무서운 것이 언론이다.
조폭은 자신이 나쁜놈이란 것을 솔직히 드러내지만 언론인들은 교양있는
언어와 행동으로 자신을 숨긴다.
그리고 우리가 안심하며 뒤를 도는 순간 뒷통수를 내리친 뒤 난도질을 한다.
힘있는 자들에겐 한 없이 부드럽고 힘없는 자들에겐 거칠기 이를데 없다.
삼성 이재용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을 때 신문들은 일제히 재판의 공정함을 이야기 했다.
이재용은 반기업정서의 희생양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었다.
이재용이 경영일선에 나섰으므로 이제 한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었다.
이토록 가증스럽기 그지없는 기사들이 신문지면을 도배했다.
그나마 한겨레와 경향이 이 대열에 동참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오늘도 언론은 문재인 정부 죽이기에 앞장서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깎아내리기 위해 별의별 기사를 다 쏟아낸다.
위안부 사과 문제를 다룬 중앙일보 기사는 중앙일보가 마치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기관지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늘 그렇듯 쓰다보니 이야기가 딴 곳으로 빠지고 말았다.
아무튼 융건릉의 소나무들이 변치않고 푸르러 좋았다.
201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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