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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 경상북도

국계구려

by 만선생~ 2026. 2. 18.

 
그녀가 살던 집이름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菊溪국계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은 알 수가 없었다.
내 한자 실력으론 판독이 안되었다.
그녀도 모른다고 했다.
자기가 살던 집이지만 열을 내어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다.
안동 임하면 내앞마을(천전리)에 가면 독립운동가 김대락 선생이 살던 집이 있는데 현판에
백하구려白下舊廬라고 써있었다.
무슨 뜻인지 궁금해 안내표지판을 읽어봤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담에 김대락 선생에 대해 만화로 그릴 기회가 있었다.
알아보니 白下는 선생의 호였고 선생이 망명해 생활하던 백두산 아래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2019년 성남웹툰프로젝트팀의 일원으로 중국
답사를 하며 백두산에 올랐었다.
백두산에 오르기 전 이도백하二道白河란 곳에서 하룻밤잤는데 그 곳이 선생의 망명지였다.
그러니까 백하구려白下舊廬란 백하의 옛오두막집 정도가 되겠다.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갈 때의 삼고초려 三顧草廬 의 려廬자다.
우리 나주 정씨 시조인 설재 정가신 선생이 원나라 수도 대도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읊은
산하오려초수간山下吾廬草數間
산 아래에 초려 두어 칸은 우리 집이네.의 그 려廬자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행 도중 무슨무슨구려舊廬 라고 쓴 집을 또 보았다.
들으니 겸양의 표시로 초가집이 아니어도 집 이름을 구려舊廬라고 한단다.
오늘 아침 귀찮지만 예전 스캔해 놓았던 문집을 보았다.
그녀의 증조할아버지가 쓴 문집으로 집 이름을 한자로 '국계구려菊溪舊廬'라 쓰고 있었다.
아...
드디어 궁금증이 풀렸다.
아마도 현판 글씨는 초서이거나 약자인 듯하다.
신문 한자 정도만 겨우 읽을 수 있는 나로선 알 턱이 없었다.
맨 아래는 백하구려를 다녀온 뒤 그린 그림.
1800년대 지어진 그녀의 집은 안동댐 건설로 인해 안동시로 옮겨왔고 현대 가옥으로 개조했다.
 
202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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