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에서 동료작가 P에게 탄식조로 말했다.
사람들이 거지인 나한테 왜이리 돈을 꿔달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둘러보면 나보다 여유있는 사람이 있음에도 왜 꼭 나한테 돈을 꾸려하냐?
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이나?
P가 말했다.
"그 건 니가 결혼을 안해서 그래.
결혼한 사람들한테는 돈 꿔달라는 소릴 안한다.
그 뒤엔 호랑이보다 무서운 마누라가 있으니."
듣고보니 그렇다.
마누라가 없으니 타켓이 되는 거다.
순간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마누라 없는 것도 서러운데 타켓이 되어 없는 돈을 빼내 빌려주고.
바로 바로 갚냐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속을 끓인다.
내가 돈이 많다면 그깟 돈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만 말이다.
P역시 자기한테 돈 꿔가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자기는 돈 한번 빌린 적이 없는데...
아마도 P가 결혼을 했더라면 돈꾸려는 사람들이 없었을테다.
같은 처지에서 느끼는 묘한 동질감.
이 걸 동변상련의 정이라고 하나?
느끼고싶지 않은 정이지만 느낄 수밖에 없었다.
202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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