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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by 만선생~ 2024. 3. 22.

이건 훈련소가 아닌 자대에서 찍은 사진

군훈련소 때 일이다.
어느날 사타구니가 견딜 수 없이 가려웠다.
이게 병공통 과목서 배운 옴이란 건가?
옴은 무서운 병이었다.
두드러기가 온몸으로 번질 뿐 아니라 전염 된다고 한다.
그날 잠자리에 드는데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나로 인해 내무반원 전체가 옴에 감염되는구나.
이튿날 고민끝에 조교에게 사타구니를 보여주며 옴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아냐 임마"
"예?"
"옴은 내가 알아.
의무대에 가 약이나 바르고 와"
의무대로 가 군의관에게 사타구니를 보여주었다.
습진이란다.
처방전으로 준 약을 바르니 언제 나았는지도 모르게 나았다.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어떤 기분일까?
나 자신이 고통스럽기도 하겠지만 나로인해
다른 이들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괴로울 거 같다.
중세 유럽을 집어삼키던 페스트나 조선시대 한번씩 휩쓸고 지나가던
역병에 비할바 아니지만 무섭긴 무섭다.
일단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고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게 된다.
집에 돌아오면 손부터 씻는다.
코로나 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다.
그나저나 옴을 찾아보니 성관계로 인해 생기는 병이란다.
응?
그 때까지 성관계를 가진 적 없는데 무슨...

20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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