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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손이 작다

by 만선생~ 2024. 7. 16.

 
없이 살던 습관이 굳어져서인가?
지인으로부터 손이 작다는 소리를 들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듬뿍듬뿍 사질 못하고 최소한의 것만 산다.
살 때 또 사더라도 그렇게 한다.
손님이 와 음식을 내 놓을 때도 듬뿍 담기보다 모자란 듯 담는다.
또 내 놓더라도 이렇게 해야 안심이 된다.
잘못 듬뿍 담았다가 남기기라도 하면 버려야하지 않나.
그렇다.
아무리 봐도 난 품이 넓은 맏며느리 스타일은 아니다.
옹춘마니란 말이 있다.
소견이 좁고 성품이 오그라진 사람을 일컫는다.
쥐알봉수란 말도 있다.
약하고 졸렬하면서도 잔꾀가 많은 사람을 조롱조로 일컫는 말이다.
아무리 없이 살아도 옹춘마니나 쥐알봉수같은 사람이란 소리를 들으며 살고 싶진 않다.
통 크다는 소린 못 들어도 좀스럽다는 소리는 듣기 싫은 것이다.
하여 오늘 점심으로 국수를 삶는데 손이 작다는 소리가 의식이 돼 면을
잡히는대로 듬뿍 넣었다.
헐~ 그런데 너무 많다.
이 걸 어떻게 먹지?
그럼에도 꾸역꾸역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덕분에 위가 힘들다.
작업을 해야하지만 소화를 시키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아무 것도 못하겠다.
그러게 사람이 하던대로 해야지 안하던 짓을 하니 탈이 나네.
자기 그릇대로 산다는 말.
좋아하는 말도 또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지만 일견 맞는 말 같아 고개를 끄덕인다.
 
202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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