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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흑룡강성에서 온 남자

by 만선생~ 2024. 7. 17.
 
중국 흑룡강성에서 온 재중동포 서재혁씨(55).
돈을 벌기 위해 4년 전 아내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행 이전엔 택시운전을 했다.
중국에서 택시운전사는 나름대로 괜찮은 직업이었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단다.
지금은 서울 인근에 있는 한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 동북삼성 가운데 하나인 흑룡강성엔 흑룡강이 흐르고 있다.
흑룡강에 가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없단다.
흑룡강성만 해도 남한 땅의 몇 배 크기라 특별한 일이 아니고선 가볼 일이 없다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길 한국에 오기 전까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서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단다.
대륙에 산다 해도 행동반경이 그만큼 넓은 건 아니다.
세계의 유일무이의 초강대국 미국은 남한 땅의 100배가 넘지만 미국인들
대부분은 평생 자기가 사는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최강대국이란 지위로 인해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이 적다.
오세아니아가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실재 조지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까지 한 번도 미국 땅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단다.
 
대한민국은 땅덩어리가 좁아 갈 곳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5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넓고 갈 곳은 무지무지 많다.
다만 지도상에 나타난 면적이 여느 나라에 비해 좀 작을 뿐이다.
남한 땅의 100배가 넘는 미국에서 평생 자기가 사는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과 미국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남한 땅 곳곳을 누비며 사는 사람과
누구의 행동반경이 더 넓다 할 것인가!
결국 의지의 문제다.
나라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에 태어나면 행동반경이
넓어질 확률은 그만큼 많아질 것이다.
국경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이웃나라인 일본만 해도 위아래로 길어 굳이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색다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은 섬이나 다를 바 없다.
삼면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으로는 철조망이 가로막혀 있지 않은가!
분단으로 여권 없이 갈 수 있는 곳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평양과 신의주 중강진 함흥 원산같은 도시도 백두산과 개마고원같은
자연을 찾아나설 수도 없다.
안타깝지만 개인으로선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남북문제에 전향적인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주고 그래서 남북문제가 풀려
왕래가 자유로워지기를 바랄 뿐.
어쨌거나 흑룡강성에서 온 재중동포 서재혁씨는 흑룡강엔 못 가봤지만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한강은 어렵지 않게 보고 산다.
 
 
2018. 7.17 

댓글들 

안*찬
넓은 줄은 알았지만 우리나라보다 4.56배나 넓을 줄은 몰랐어요. ㅎ
흑룡강성 454,800㎢
대한민국 99,720㎢

강*무사
갑자기 여행을 가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ㅋ

민*재
맞아요...
미국애들은 사육당하고 사는듯한 느낌을 받아요...
집 차카고 회사 차타고 마트...그리고 공원...
지짜 좁게 사는듯 합디다..
그에 비해선 차다고 온 전국을 다 돌아다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훨씬 넓은것 같습니다.

이*기
어서길이 뚫여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는게 버킷리스트임다

송*광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방방곡곡도 몰라보게 달라졌어요.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시적 성과겠지요.못가본 팔도강산 두루 여행하고 저 건너 해외로도 다녀보고픈 자유로운 삶.

늘 꿈꾸고 삽니다.가슴 떨릴 때 열심히 다녀봐야죠.다리 떨릴 때 다녀보았자 말짱 황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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