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 아버지가 무면허의사 시절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다.
병을 고치는 의사였지만 자신이 환자였다.
증세가 심해지면 거동조차 하기 힘든데 환자 쪽에서 리어커를 끌고와 아버지를 모시고 갔다.
덜그럭거리는 리어커를 타고 환자의 집으로 향했던
아버지...
그 아버지 이야기를 "약현"에 끄집어 내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송의원 아버지는 리어커 대신 소달구지를 타고 병자의 집으로 향한다.
작가는 이야기 꾼이다.
이야기꾼의 다른 이름이 작가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야기꾼이 못된다.
하나의 사실이 있을 때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커녕
앞뒤 순서없이 그 것도 중요한 사실을 빼먹으며
말하곤 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답답해 미칠지경이다.
설사 듣고있더라도 김빠진 사이다를 마시고 있는 표정이다.
만화가 좋아 만화가가 되었지만 스토리가 없으니 만화를 그릴 수 없었다.
하늘에서 감이 입으로 뚝하니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멋진 이야기가 써지길 기다렸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림을 잘그리는 것도 아니었다.
스토리 작가의 스토리를 받아 작업할 처지가 못되었다.
만화를 포기한 이유였다.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 몇년만에 만화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역시 이야기는 샘솟듯 솟아나지 않았다.
마른수건 쥐어짜듯 겨우겨우 조금씩 짜내어 쓸 뿐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도 그렇다.
방향을 모른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뿐이다.
그림도 꾸역꾸역이다.
답답해 미칠 지경으로 느리다.
그럼에도 위안이 된다.
어쨌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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