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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후시미 이나리 (伏見稲荷) 신사

by 만선생~ 2025. 2. 4.

 

 
 
 
 
 
 
 
 
 
 
후시미 이나리 (伏見稲荷) 신사
여행은 정보를 충분히 알고 가는 것도 좋지만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교토에 있는 후시미 이나리 (伏見稲荷) 신사도 그렇다.
언젠가 한겨레신문에 실린 상명대 고경일 교수의 한 컷 그림을 보았다.
풍경내비란 코너에 실린 한 컷짜리 그림인데 천개의 도리(문)가 이어져 있어
일본 사람들이 복을 빌러 많이 간다는 것이었다.
그 기원이 한국인 줄은 잘 모른 채.
그 그림을 본지 7~8년 정도 지난 시점이지만 그 기억 하나로 후시미 이나리를
가겠단 마음을 먹었다.
기온 시조역에서 게이한(京阪)전차를 타고 후시미 이나리역으로 가는데
그만 오사카로 가는 직행을 타버렸다.
작은 역들을 거지치 않고 큰 역에서만 서는 열차다.
열차는 주쇼지마(中書島)역까지 와버렸다.
왔던 곳을 되돌아야는데 이번 엔 다른 선 열차를 타버리고 말았다.
이런 정신 머리...
후회막급.
두정거장을 지나 모모야마미나미구치란 역에서 내렸다.
잃으면 얻는 것도 있기 마련!
덕분에 교토 남부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우지가와(宇治川)라는 또 하나의 강을
알게 되었다.
가모가와 가쓰라 가와 우지가와가 만나 오사카를 가로지르며 흐르니 이 강이
바로 요도가와(淀川)다.
조선 통신사가 도쿠가와 막부가 있는 에도로 가기위해 배를 타고 거술러
올라가는 물줄기다.
이 과정이 신유한이 쓴 해유록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일본은 한국과는 교통시스템이 완전히 다르다.
더구나 나는 인삿말 외엔 할줄아는 일본어가 없다.
'스미마셍' 하며 지나가는 할머니께 물으니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 말로
뭐라 뭐라 알려준다.
바로 이해하고 다시 열차를 탔다.
그렇게 차를 한 번 갈아타고 내린 곳이 류코쿠다이마에 후카쿠사 (龍谷大前深草)란
역이었다.
다행히 여기선 후지미이나리 신사가 지척이다.
후지미 이나리 신사는 관광명소다.
신사로 가는 차량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5분쯤 걸으니 후지미이나리 신사가 나온다.
지금까지 보았던 신사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사람도 엄청나다.
사진 속에서 보았던 주황색 도리를 통과하였다.
도리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쯤이면 끝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아니다.
계속 이어진다.
천개의 문이 아닌 만개의 문이다.
입구에서 보았던 그 많던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나도 갈림길에 섰다.
그냥 돌아갈까 아니면 끝까지 갈까?
정상으로 가는 걸 포기하고 100m 쯤 내려오다 발걸음을 돌려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위로 향할수록 붉은색 도리는 크기가 작아진다.
도리마다 도리를 세우는데 돈을 낸 사람들 이름이 적혀있다.
사업자 명의도 있고 개인도 있다.
모두 운수대통하게 해달란 기원으로 도리를 세우는 것이었다.
누가 이런 걸 기획했을까?
정말이지 장대한 설치미술이었다.
명소가 될만하다.
만개의 도리를 통과하여 마침내 표고 233m라 적혀있는 정상에 섰다.
정상엔 작은 신사가 있는데 이를 섭사라고 한다.
중간 중간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
중간 중간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 '후시미이나리 전경 내명소도회 (伏見稻荷
全境內名所圖繪)' 란 이름이 달린 그림 지도를 샀다.
300엔 우리 돈으로 3,000원 쯤 한다.
보니 1925년인 大正14년에 요시다하츠사부로 (吉田初三郞)란 이가 그렸다.
당시에도 명소 중 명소였던 것 같다.
생각지도 않게 오른 일본의 산!
뿌듯하다.
생각해보니 오미하치만에서 본 신사도 이나리(稻荷)
신사였다.
둘은 무슨 관계일까?
한국으로 돌아와 유홍준 선생이 쓴 "나의문화유산 답사기" '교토'편을 보니 일본에 4만
2천개나 되는 이나리 신사가 있고 이는 총신사의 3분의1을 넘는 숫자란다.
말하자면 후시미이나리라는 본사가 있고 나머지 신사는 프랜차이즈란 거다.
이나리는 벼가 된다는 뜻으로 풍요의 신이니 부를 누리며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밖에 없을 테다.
말하자면 기복신앙인데 세상에 기복신앙 아닌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복을 비는 행위야말로 종교의 본질이다.
다만 그럴 듯한 경전이 없으니 하위종교 취급을
당하지 않나싶다.
살면서 일본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눌 일은 거의 없지만 신사를 오면서 일본사람들의
삶을 조금은 느끼고 있다.
숙소로 돌아올 땐 이나리역에서 JR선을 탔다.
철도회사가 제각각이라 노선도 다르고 요금체계도 각기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