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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암 선생 무덤이 있는 양주 장흥의 신세계 묘역을 보고 정말 놀랐다.
규모가 엄청났다.
무덤이 온 산을 무덤이 뒤덮고 있었다.
죽은 자들이 넘쳐난다.
잉카인들이 해발 몇천미터가 되는 곳에 도시를 세운 마추피추가 생각났다.
땅을 절개하고 절개해 촘촘히 들어서 있는게 마치 벌집같았다.
축대 위에 축대를 쌓고 축대 위에 축대를 또 쌓고.
임진 왜란 때 왜군들이 쌓은 왜성이 연상되었다.
축대를 쌓는 방식이 일본의 성들과 똑같다.
일제 강점기 이같은 양식이 자리잡은 듯 하다.
주택가를 거닐면 축대가 모두 이와 같다.
아주 드물게 조선 성곽같은 축대를 만나면 반갑다.
부좌라고 쓴 묘비를 만났다.
부인이 왼쪽에 누워 있다는 뜻이다.
묘비명이 천차만별이다.
유교식 개신교식 천주교식....
유교는 한자 개신교와 카톨릭은 한글을 많이 쓴다.
아무개의 묘라고 아무개지묘라고도 한다.
재상급 묘도 있고 반평도 안되는 묘도 있다.
죽어서도 빈부를 가른다.
가히 무덤의 백화점이다.
묘역이 워낙 크고 넓은데다 길이 미로처럼 나있어 누가 정화암 묘소를 안내해달라고
하면 제대로 찾을 자신이 없다.
주거 밀도가 아주 높은 묘역.
어느 지점에 이르자 도봉산이 눈에 확 들어온다.
오봉이 가깝고 정상인 자운봉과 만장봉은 멀다.
북한산도 보이긴 하는데 능선에 가려져 위용이 드러나지 않는다.
죽어서 어디로 갈 것인가?
아버지 옆에 묻힐 것인가?
정한 것은 없지만 화장을 해 나무 아래 묻히는게 좋겠다.
백년도 안되는 짧은 삶.
우리의 자궁인 지구도 몇십억년의 시간이 흐르면 소멸한다.
태양마저도 우주의 티끌같은 점으로 남는다.
생각하면 모든 것이 덧없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은 살아야하니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202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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