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화적연
진경산수를 개척한 조선의 위대한 화가 겸재 정선.
몇해전부터 그가 갔던 길을 따라 걸었고 오늘 역시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새해 첫날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찾아간 곳은 한탄강 물줄기가 굽이치는
포천 화적연.(禾積淵)
영평팔경의 하나로 겸재가 금강산 가는길에 붓을 들었던 곳이다.
그림은 담담하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천천히 때론 빠르게 필선을 이어간다.
비단 위에 먹이 머금기 시작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그림 한귀퉁이에
붉은 낙관이 찍히며 그림은 완성된다.
해악전신첩에 그려진 바로 그 '화적연도'다.
화적연을 찾았던 날.
세상은 온통 눈에 덮이고 강물은 꽁꽁 얼어붙었다.
강이 휘돌며 생긴 연못은 눈에 파묻혀 경계를 알 수 없고 겸재가 그린
거대한 바위는 눈속에서 홀로 우뚝하다.
인적이 끊긴 강.
들려오는 것은 오로지 여울물소리 뿐.
강 한복판은 며칠째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서도 얼지 않은채 굽이치며
흐르고 있었다.
20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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