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이상향은 요순시대다.
요임금과 순임금이 다스리는 시대인데 백성들은 통치자가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그야말로 무위의 치다.
예스 24에 올라와 있는 "1592 진주성" 서평 가운데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 옮겨와 봤다.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서평을 읽으며 요순시대가 생각났다.
아래는 그 서평이다.
아무래도 그래픽노블(만화)인 만큼 그림체가 중요한데 일단 그림체가 일본만화스럽지 않아서 좋다.
약간 60년대에 나왔던 한국 만화의 느낌이랄까.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하고 뭔가 한국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깨닫지 못했는데 고증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다. 백성들의 옷이나 조선군의 군복 그리고
왜군 장군과 병졸들의 복장에 상당히 공을 들여 그린 것 같다.
첨엔 줄거리만 따라가며 텍스트 위주로 읽다보니 그런 걸 잘 못느꼈는데 일단 한번 읽고 나서 다시
가볍게 책장을 넘기며 보니 디테일이 꽤 섬세하다고 느껴진다.
복장의 고증뿐만 아니라 전투장면이나 동작 같은 것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다.
처음 책을 읽을 때 그런걸 잘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그게 어색하지 않고 장면장면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술술 넘어갔기 때문인 것 같다.
뭔가 장면이 어색하고, 동작이 튀고, 고증이 좋지 않았다면 책을 읽는동안 계속 거슬렸을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상당히 잘 그려진 그림이라고 하겠다.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처럼 작가가 책을 그리며 알게 된 것들, 즉 일종의 트리비아가 덧붙여져 있다.
화승총은 총구쪽으로 탄알을 넣어서 발사하는데 성위에서 아래로 쏘려고 총을 기울이면 총알이
굴러 빠져나온다.
그런 것을 막기 위해 종이 같은 걸 끼워서 빡빡하게 했다고 한다.
당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조선 병사들이 쓰고 있는 모자에 하얀 솜뭉치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냥 장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비상시에 지혈을 멈추게 하기 위한 응급붕대 같은 용도였다고 한다.
천민들이 썼던 패랭이모에도 이런 목화솜이 달려있는데 같은 용도이다.
그외에도 일본과 한국의 복장, 조왜 장군들이 들었던 지휘봉, 깃발과 가문의 문장, 병부와 병부주머니,
임진왜란에 참전한 왜군의 수 같은 깨알같은 디테일이 실려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작가가 얼마나 많은 조사와 연구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202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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