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90년대 말 한 만화잡지사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작품을 냈는데 발표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입상조차 못하고 떨어진 것이다.
원고를 찾으러 잡지사에 갔더니 여직원이 아쉽게 됐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상하게 별 말 아닌 것 같은 그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됐다.
똑같은 말이라도 남직원이 했으면 위로가 안됐으려나?
2000년대 초 LG동아 국제만화페스티벌 공모전에 작품을 냈다.
마침 집에 와 계시던 아버지께 공모전에 작품을 낸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믿음이 깊어서인지 작품을
보지도 않고 별 일 없으면 상을 받게 될 거라 생각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아버지 말씀은 들어맞지가 않았다.
2013년인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주최하는 웹툰 공모전에 작품을 냈다.
아무리 못해도 3등 안에는 들겠지 했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발표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
대상은 친한 동료작가(김종범)가 받았는데 작품이 좋았다.
공단 측 의도와 딱 맞아 떨어지는 멋진 작품이었다.
2017년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에 작품을 냈다.
대상을 예상했는데 2등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금 600만원을 받아 오래 동안 갚지 못했던 빚을 일부 갚고 나머지 돈으로
일본과 중국 여행을 하였다.
2021년엔 이 작품으로 일요신문에 3회 동안 연재를 했다.
지금까지 그렸던 모든 작품 중 가장 가성비가 좋았다.
2022년 문화재관리공단에서 주최하는 인스타그램 만화공모전에 작품을 냈다.
발표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머쓱했다.
공모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을 하지 않다가 이제야 공개한다.
올해는 ‘형수’란 제목으로 단편을 하나 그리고 있는데
수상한 바가 있는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에 작품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 조건을 보니 기성 신인 모두 가능하다.
만약 입상을 하게 된다면 최고령 수상자가 되지 않을까싶다.
‘형수’. 아쉽게도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내용의 만화는 아니다.
2023.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