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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

꿈을 꾸었다.

by 만선생~ 2025. 6. 14.
꿈을 꾸었다.
작은형이 말하길 요새 고등학교 동창 녀석과 같이
지내고 있는데 너무 교회 이야기만 해서 불편하다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혈육만큼 더 가까운 것이 있을까?
하지만 너무 가까워 불편한 것이 또한 혈육이다.
혈육을 밖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만큼 멋쩍은 일이 또 있을까?
특히 작은 형과는 별 공감대가 없어 같은 자리에 있으면 늘
데면데면하게 있다 제 3자가 나타나면 그 때서야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지곤 했다.
그런 형을 제법 큰 식당에서 우연히 만났다.
다행히 형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중년의 나이답지 않게 배가 하나도 나오지 않은.
형이 그에게 나를 동생이라고 소개하자 그가 웃는 낯으로 악수를 청해왔다.
나는 45도 허리를 숙여 그러니까 내가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그의 손을 맞잡았다.
형은 그에게 내가 만화가이고 크리스찬들이 보는 신문과
잡지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했다.
순간 그의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
유일신 여호와를 믿는다는 것만으로 내게 엄청난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곧 형의 말을 부인했다.
그렇지 않아요.
형이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저는 그런 매체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지도 않거니와 예수를
믿지도 않습니다.
그의 얼굴은 실망스러움으로 가득했고 나는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꿈은 항상 제멋대로다.
앞뒤가 맞지 않고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다.
그날 나는 형과 군산의 한 야구장 앞에서 차를 마셨고 경기
중간부터 관람했다.
그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까지다.
꿈은.
꿈을 꾸고 나면 항상 꿈 내용을 복기하는 버릇이 있다.
나의 어떤 무의식이 이런 형태의 꿈을 꾸게 하는 것일까?
결론은 언제나 하나다.
꿈은 실제생활과 아무 인과관계가 없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은 꿈 내용이 전혀 엉뚱하지는 않다.
어제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주문한 것이었다.
 
2016.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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