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을 공부하는 그녀의 롤모델은 중국 의학의 시조로 불리는 편작.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동의보감의 허준이나 침구경험방을
쓴 허임보다 편작과 화타를 높이 산다.
한의학의 본류는 중국이라 생각해서일까?
삼국지연의를 읽었던 사람은 화타를 안다.
독화살을 맞은 관우 운장의 팔을 절개, 뼈를 긁어 독을 빼내던
천하 제일의 명의...
그렇다면 편작은?
편작은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실려있는 인물이다.
편작,창공열전이 그 것이다.
엄청난 감동으로 밤을 새우며 읽었던 사기열전.
그 뜨거운 감동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선 점차 흐려져 가물가물...
할 수 없이 책장에 있는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해석이 천차만별이듯 내게 편작열전은 또 달랐다.
중국 의학사적 관점보다 시기심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촛점이 맞춰졌던 것이다.
편작의 본명은 진월인.
젊은날 여관 관리인으로 일하던 그는 한 손님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의서를 전해받고 의서에 심취한다.
뜻하지 않게 여관 관리인에서 의원이 된 그.
그가 갈 때마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고 불치병을 앓던 이가 일어서니
사람들은 그를 편작이라 불렀다.
각국을 돌며 병든이를 고치던 편작.
그의 이름은 온 세상에 퍼져 시골촌부와 아낙네는 물론 어린아이까지도
알 정도였다.
수많은 사람을 살려내는 신비한 의술.
어느날 갑자기 편작의 의술은 멈추었다.
진나라의 태의령으로 있던 이혜란 자가 자신의 의술이 편작만
못함을 알고 사람을 보내 찔러 죽인 것이다.
시기심으로 사람을 죽인 이혜.
이혜 또한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짜르트를 시기해 살해했던
궁정악사인 살리에르의 심정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살리에르에게 모짜르트는 라이벌이 아니었다.
자신의 재능과 비교조차 될 수 없는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마찬가지로 이혜에게 편작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격렬한 적개심으로 모짜르트를 죽였던 살리에르.
살리에르는 행복했을까?
편작을 죽인 이혜는 행복했을까?
아마도 그들은 불행했을 것이다.
경쟁자가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영광이 아닌 오욕.
죄책감과 공허함에 평생 시달리다 눈을 감았을 것이다.
엄청난 생명을 살상하면서도 인간으로서 아무런 양심과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전두환 이명박과 같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이들에 대한 질시.
격렬한 적개감에 휩싸일 수록 돌아오는 것은 깊어가는 내면의 상처...
태의령 이혜에게 말하고 싶다.
편작을 죽여선 안되었다고.
병마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또한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2023.6.17
'만화 작업 > 약현, 청파역, 용서인, 석수어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용사일기" (2) | 2025.07.20 |
|---|---|
| <<약현 >> 원고 (0) | 2025.07.08 |
| 만초천 뻘 (1) | 2025.06.08 |
| 약현 스토리 (0) | 2025.04.21 |
| 약현 (3) | 2025.04.10 |